2025년 7월 28일(월)
바질 허브 씨앗 한 봉지를 사서 5월부터 키우기 시작했다. 작은 화분에 씨앗을 꽂으며 잘 자라줄까?' 하는 마음 반, 호기심 반이었다. 처음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누군가가 말해주었다. 가지가 두 가닥 이상 올라오면 제일 위 가지를 잘라내야 한다고. 그래야 아래쪽이 더 튼튼하게 자라난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 말이 조금 가혹하게 들렸다. 겨우 싹을 틔운 어린 줄기를 잘라낸다는 게 왠지 미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마치 아이의 꿈을 꺾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자연에는 우리가 모르는 지혜가 있었다.
그 잘라낸 가지는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었다. 물에 담가 두면 새로운 뿌리가 돋아나고, 다시 심으면 또 다른 바질 나무가 된다고 했다. 믿기지 않았지만, 궁금한 마음에 그대로 해 보았다. 작은 유리컵에 가지를 담그고 하루하루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며칠 뒤, 정말로 작은 흰 뿌리들이 물속에서 솟아나기 시작했다. 내 눈앞에서 '생명력'이라는 단어가 실제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중요한 점은 매일 한 번씩 물을 갈아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바쁜 일상에 치여 게으름을 부린 탓에 그 일을 하지 못했다. 혹시나 썩어버리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며 월요일 아침 다시 들여다본 순간,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가지는 여전히 싱싱했고, 뿌리는 오히려 더 길게 자라 있었다.
생명은 때로 우리의 무심함을 너그럽게 감싸 안으며 제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우리의 과도한 관심보다도 자연스러운 방임이 더 필요한 순간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그 뿌리 난 가지를 화분에 옮겨 심기로 했다. 손끝에 닿는 촉촉한 흙의 감촉이 마치 새로운 가능성을 심는 것처럼 느껴졌다. 흙을 파고, 가지를 조심스럽게 넣고, 다시 흙으로 덮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 생명이 또 다른 생명을 낳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자연의 끈질긴 힘을 다시금 배우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때로는 잘라내야 더 크게 자라고, 가끔은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나는 힘이 있다. 실수나 실패라고 여겼던 순간들이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삶은 그렇게 스스로의 리듬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그 곁에서 놀라고, 배우고, 감사한다.
지금 창밖에서는 바람이 빨래를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