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공백을 넘어 다시 잔디밭에서

모처럼의 체육활동

by 달빛라디오

1년에 단 한 번, 평일에 열리는 노사 소통·화합 행사가 있다. 지난 몇 년간은 코로나와 여러 가지 여건 탓에 열리지 못했지만, 오늘 드디어 다시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행사장으로 향하는 대여버스에서 보는 차창 밖이 너무 아름다웠고 걷는 발걸음은 괜히 가벼웠다.


무려 500여 명이 참여하는 큰 행사. 넓은 잔디밭 위에 사람들이 모여드는 광경을 떠올리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 사실 이 행사의 본질은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다. 그저 함께 모여 잔디밭을 달리고, 몸을 움직이고, 웃음을 나누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자리를 오래도록 기다려왔다. 코로나가 앗아간 것은 단순한 시간만이 아니라, 이런 소중한 순간들이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행사장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동료들의 얼굴은 더없이 반갑다. 몇 년 만에 보는 이들도 있어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목소리에는 자연스레 웃음이 섞인다. 우리는 각자 다른 부서, 다른 자리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왔지만, 이렇게 모여 잔디밭에서 뛰며 웃는 순간만큼은 다시 동료이자 친구가 된다.


이 그림은 사진촬영 후 ai에 의해 편집되었습니다.

진행자가 몸 풀기 체조로 국민체조를 하자고 했다. 그것도 무려 두 번이나 하자고 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잔디밭에서 마음껏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구나.” 어쩌면 행복이란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함께 땀 흘리고 웃으며 ‘다시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문득 초등학교 시절, 매주 구령에 맞춰 국민체조를 하던 기억이 스쳐갔다. 오늘의 풍경은 그때처럼 단순하고 활기차서, 정말 옛날 생각이 났다.


오늘의 햇살과 웃음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 잔디밭 위에서 다시 뛰게 된 이 순간, 나는 내가 얼마나 기다려왔는지를 새삼 실감한다.


지금 손에 들린 종이컵 커피가 이상하게도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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