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3 - 신선놀음
김한빈
세상을 굽어보는 구름 위 신선들
천도 복숭아 따놓고 바둑을 둔다
붉은 먼지 자욱한 저 세속
한 치 앞을 못보는 전장의 장수들아
어리석음의 행마여
돌의 피냄새가 강을 이루고
돌의 주검이 산을 덮는구나
한때의 권세가 영원할 줄로 아는 제왕들아
헛된 욕심이여
끝없는 집착이여
언제나 완착보다 과수로 망하는구나
세상을 굽어보는 구름 위 신선들
유하주 가득 부어 바둑을 둔다
흑백이 이루는 긴장 속의 균형
승부를 떠난 돌의 유희
탈속의 즐거움으로 바둑을 둔다
<상상> 동인지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