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으로 돌아온 선미,
이번 뮤직비디오도 강렬
[현장] 선미 새 싱글 ‘주인공’ 쇼케이스... "아이코닉한 존재 되고 싶다"
'가시나'로 2017년을 사로잡은 선미가 새로운 싱글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주인공' 발표 쇼케이스에 선미는 진한 보라색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 '가시나' 발표 이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모습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주인공'은 '가시나'의 프리퀄
일단 '가시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지난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가시나'는 여러 가수들과 음악팬들에 의해 패러디됐다. 선미는 "많은 분들이 패러디해주셔서 그거 찾아보는 재미로 '가시나' 활동을 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렇다면 가장 인상 깊었던 패러디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선미는 싸이를 꼽았다. "싸이 선배님이 제 의상을 똑같이 입고 나오셔서 춤추셨는데 가슴에서 불꽃이 나오고 대단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어 본격적으로 '주인공'에 대한 소개를 시작했다. 그는 "'가시나'가 빨간색이었다면 '주인공'은 파란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며 "'주인공'은 '가시나'의 프리퀄"이라고 밝혔다. "왜 '가시나'에서 그 여자는 그렇게 광기어린 모습을 보이면서 총을 쏘고 그랬는지 그 전의 과정이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프리퀄은 제 아이디어였다. '주인공'을 작업하다 보니 '가시나'의 전 내용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드렸다. 뮤직비디오도 프리퀄 형태로 찍게 됐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가시나'는 처음부터 강렬한 느낌이었다면, '주인공'은 좀 더 차분한 느낌의 곡"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이번에도 뮤비 잘 볼 것
선미의 이번 뮤직비디오도 '가시나' 때만큼 강렬했다. 파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는 선미의 눈빛에서 카리스마가 흘렀다. 재킷 이미지 역시 파란색 의상을 입고 찍었는데 '가시나' 때의 빨간색 의상과 대조를 의도한 것이다. 선미는 "1990년대 브랜드들을 참고해서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를 하나의 이야기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처음 제가 하는 몸짓과 표정이 뮤직비디오의 끝으로 가면서 더 독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런 극적인 요소에 중점을 뒀다."
뮤직비디오에서 선미가 넘어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혹시 진짜 넘어진 걸까. 이 질문에 선미는 "진짜"라며 에피소드를 풀어놓았다. "살수차로 물을 뿌리면서 촬영한 신인데, 넘어지지 말라고 밑에 사포를 깔아주신 걸 제가 안 밟고 뛰어넘다가 넘어졌다"며 "제가 단거리 육상선수 출신이다보니, 가속이 한 번 붙으면 안 멈춰지더라"며 웃었다. 선미는 그 장면을 찍은 후 감독님에게 모니터링을 요청했고, 오히려 넘어진 게 더 처절한 느낌이 들어 그 장면을 그대로 써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뮤비뿐 아니라 안무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었다. '주인공'에서도 '가시나'의 저격춤처럼 포인트 되는 안무가 있는지 물었다.
"사실 제가 '주인공'을 준비하면서 그런 걸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적인 느낌이 계속 이어지고 중간중간 포인트 되는 부분도 워낙 많다. '가시나'처럼 많은 분들이 안무를 따라해주시면 물론 좋겠지만, '가시나'엔 이랬는데 다음엔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면 더 춤이 안 나오는 것 같아서 일부러 정하진 않았다."
선미가 생각하는 멋진 여성상
선미는 이날 쇼케이스에서 처음으로 '주인공' 무대를 선보였다. 곡이 끝난 후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기 무대에 100% 만족하는 가수가 어디 있을까요" 하고 혼잣말처럼 이야기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지난 '가시나' 쇼케이스 때도 비슷한 말을 했다.
"순수함과 우아함이 섹시에 녹아있는 게 선미의 강점"이라는 한 취재진의 칭찬에 이어서 "특별히 차별화된 섹시미를 위해 노력하는 게 있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자기 자신을 제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이 어울리는지, 무엇이 안 어울리는지 알아야 한다. 제가 글래머러스한 몸이 아니기 때문에 몸매를 부각시켜서 섹시함을 표현하기보다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걸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물려주신 팔다리로 예쁜 선을 만들어서 춤을 추고, 표정도 과하지 않게 마치 연기를 하는 것처럼 무대를 꾸민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무대에서 연기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어느 선이 적정선인가에 대해 고민을 정말 많이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제가 그 선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 '주인공'은 '가시나'와 또 다른 느낌의 곡이지 않나. '가시나'보다 임팩트가 덜 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저는 그렇다고 '가시나'를 답습하고 싶지 않았다. 매번 다른 선미의 음악, 다른 선미의 모습을 제시하고 싶었다. 음악에서부터 뮤비, 의상 등 정말 많이 고민하고 참여했다."
선미는 이전 노래 '보름달', '24시간이 모자라'에서 상대를 유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가시나'나 '주인공'에선 상대가 떠나가도 나는 나로서, 나대로 산다는 걸 표현한 것 같다는 취재진의 평이 이어졌다. 이에 선미는 "정확하게 보셨다"며 "정말 그렇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선미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여성상"을 물었다.
"저는 사랑을 할 때 저돌적인 스타일이다. 할 말이 있으면 하고, 만약에 제가 좋아하면 먼저 좋아한다고 말한다. 수줍음이 많거나 그렇진 않은 편이다. '주인공' 뮤직비디오처럼 남자가 떠나가서 슬프지만 비참하진 않은, 자신의 길을 가는 그런 여자가 멋지다. 제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여성상은 '가시나'나 '주인공'의 뮤직비디오에 반영돼 있다."
아이코닉한 이름으로 남고 싶어
이번 곡 '주인공'도 '가시나'를 작곡한 더블랙레이블의 곡이다. 계속 함께 하는 건지 묻자 선미는 "더블랙레이블 작곡진과 제 노래를 작곡해주는 프로젝트 같은 걸 하고 있다"며 일회성이 아니라는 걸 밝혔다. "서로 음악적인 성향이 잘 맞고, 더블랙레이블에 속한 작곡진이 여러 장르의 음악을 하는 분들이라 제가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고 덧붙였다.
데뷔 12년 차를 맞이한 선미. 가수로서 최종 꿈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그가 답하는 것으로 쇼케이스는 마무리됐다.
"주변분들이 감사하게도 제게 '김완선-엄정화-이효리 다음을 잇는 가수'라고 말씀해주신다. 저는 그런 자리가 물론 영광스럽지만 '선미'라는 이름이 아이코닉한, 무언가를 대변할 수 있는 그런 이름이길 바란다. '선미' 하면 딱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게 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저는 저만의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
기사입력 18.01.1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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