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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화신 Feb 14. 2018

소길리의 겨울, 알바생, 민박주인





[인터뷰]
JTBC 윤현준 CP가 말하는
<효리네 민박2>의 힐링포인트






일주일 중 가장 위로가 필요한 시간은 아무래도 일요일 밤일 것이다. 특히 직장인들에겐 오직 심심한 위로와 힐링 만이 필요할 뿐. 그 시간, 많은 이들이 리모컨을 찾는 이유다.


오후 9시 <효리네 민박2>를 시작으로 10시 40분 <슈가맨2>로 이어지는, 가장 힐링이 필요한 시간대를 책임지고 있는 JTBC의 윤현준 책임 프로듀서. 그가 이끌어가는 일요일의 위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지난 5일 오후 서울 상암동 JTBC에서 윤현준 CP를 만나 나눈 이야기 중 <효리네 민박2>에 관한 내용을 전한다.


<효리네 민박2>의 두 가지 '힐링포인트'


ⓒ JTBC


지난 4일 첫 방송해 시즌1만큼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효리네 민박2>. 이 프로그램을 보고 사람들은 힐링을 얻는다고 말한다. 현대인에게 '힐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효리네 민박2>가 만들어내는 힐링의 포인트는 무엇인지 윤현준 CP에게 물었다.


"힐링포인트 첫 번째는 '공감'이다. 이효리라는 톱 연예인, 이 대단한 사람이 사는 모습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편하다는 것이 포인트다. 그게 공감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나와 다를 줄 알았던 사람이 나와 비슷하게 사니까.


두 번째 힐링포인트는 '다름'이다. 나보고 제주도에서 그렇게 살라고 하면 한 달이면 몰라도 절대 못 살 것 같다. 시청자 중에는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계실 거고, 살고 싶어도 못 사는 사람도 계실 거다. 서로 다른 것, 나와 다른 삶을 보는 데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게 힐링이 되는 것 같다. 단, 대리만족도 공감이 안 되면 불가능하다."

 

윤 CP의 대답은 '공감', '다름'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됐다. '알바생'이란 설정에도 '공감' 키워드가 숨어있었다. 그는 "직원이란 걸 둠으로써 시청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했다"며 "가령 지은이가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보면서 했던 반응이나 행동들은 곧 시청자의 시선이기도 하다"며 공감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설명했다.


"시청자에게 힐링을 주기도 하지만 그 친구들(아이유, 윤아)도 힐링이 필요한 친구들이다. 어린 나이부터 가수 생활을 해오면서 나름대로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자기와 같은 길을 이미 지나간, 자기의 워너비와 나누는 데서 생기는 공감 포인트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만의 공감'이 아니라 '우리의 공감'도 된다. 사람이 느끼는 건 다 똑같기 때문이다."


윤 CP가 바라본 아이유·윤아, 이효리·이상순


ⓒ JTBC


알바생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번 시즌2 알바생으로 윤아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이 질문에 그는 "고민이 많았고 요청도 많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알바생을 여러 명 둘 수도 있지만 한 사람이 계속 이효리와 스킨십해가며 소통의 과정을 쌓아가는 게 더 좋을 거라 판단했다. 그렇다면 그게 누굴까 했을 때, 그냥 '누가하면 좀 더 효리와 말을 편하게 많이 할까'를 생각했다. 일단 민박 주인이 편해야 하고, 그 친구도 편하게 있다가 갔으면 좋을 것 같았다. 공통점도 있으면 좋겠고. 겨울에 이상순의 일이 많아서 남자 알바생을 쓰는 걸 고민했지만 대장은 이효리라서 그가 편할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렸고, 그 친구가 윤아였다."


이어 윤아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묻자 윤 CP는 "보기와는 또 다른 장점과 매력이 있는 친구"라며 "아이돌이란 특성상 안티도 많을 것이라서 처음엔 고민이 조금 됐는데 그 친구가 보여준 진정성이 있었다"며 윤아를 선택한 것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아이유는 어땠는지 물었다. 이에 윤 CP는 "아이유도 마찬가지였다"며 답을 내놓았다.


"아이유에게 제안했을 때 '좋을 것 같아요' 말하더라. (촬영에 대한 접근이 아니라 단지) 이효리 언니, 이상순 오빠 만나니까 너무 좋고, 음악하는 사람들이니까 이야기도 정말 잘 통하고, 진짜로 좋은 그런 게 있었다. 그 친구는 열심히 해도 느리고, 허둥지둥 실수도 하고, 그런 모습이 좋아보였다. 윤아와 아이유를 비교하는 분들도 계신데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라 생각한다. 아이유의 빈자리를 윤아가 채운 것도 아니고 스타일이 다를 뿐, 아이유는 아이유고 윤아는 윤아다."


그렇다면 윤 CP가 바라본 인간 이효리와 이상순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질문에 윤 CP는 "이효리·이상순은 별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별다른 사람들"이라며 애매하면서도 핵심을 짚는 답을 제시했다. 윤 CP는 과거 KBS에 몸담았을 때 <해피투게더>로 이효리와 호흡을 맞췄고 이후 10년 이상 지난 뒤 <효리네 민박2>로 그와 재회했다. 서울에서의 화려한 이효리만 봤던 터라, 촬영 후 조용한 제주에 남은 그에게 "잘 있어" 하고 돌아설 때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고 했다. 이상순에 대해선 "이효리를 너무 사랑하고 잘 돌보는 그런 남자"라며 "이번에 처음 봤는데 굉장히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라고 이야기했다.


<효리네 민박2> 촬영, 제작진 개입 거의 없어


ⓒ JTBC


이런 궁금증도 들었다. <효리네 민박2> 촬영 때 제작진의 개입은 어느 정도일까. 이 질문에 윤 CP는 "돌발상황처럼 제작진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경우 말고는 개입이 없다"고 답했다. 집 안부터 마당까지 카메라맨 없이 100대가 넘는 무인 카메라가 설치되는데 이효리 부부도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 다 모른다. 카메라가 있다는 것, 촬영이라는 것 자체를 잊어버려야 하기 때문. 제작진은 모니터로 지켜볼 뿐이다. 단, 외출할 때는 제작진이 판단하고 사전준비하고 동행한다.


물론 준비 단계에서 제작진과 효리네가 모여 논의하는 시간은 있다. 이번 시즌을 어떻게 꾸릴지에 관한 이야기다. 가령 '겨울' 민박을 준비하며, 너무 춥거나 눈이 오면 고립되고 그러면 민박객의 실내활동이 많아질 테니 "노천탕이나 게르를 마련하면 어떨까?"하고 정효민 PD등 제작진이 자연스럽게 아이디어를 내는 식이다. 즉, 기획을 위한 기획이 아니라 '필요에 의한' 아이디어로 틀을 잡아간다. 이효리 부부 또한 자연스럽게 "그러면 이왕 집안에서 쉬는 거 우리가 잘 먹이고 잘 재우겠다"고 운영지침을 세우게 된 거다. 그날의 촬영을 마치고 자기 전에 효리네와 제작진이 오늘은 어땠는지 간단한 대화를 나누며 방향을 잡아가기도 한다.


<효리네 민박2>가 주는 힐링은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에서도 전해온다. 제주도의 자연을 담아내는 방식에 대해 묻자 윤 CP는 "천천히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있는 그대로, 지루하다 싶을 정도로 천천히 보여주자는 의도였는데 시청자분들이 의외로 지루해하지 않으시더라"고 답했다.


끝으로, 윤 CP에게 <효리네 민박2>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자연스러움을 중요시하는 윤 CP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저희가 그런 의도를 갖고 만들진 않는다. 그냥 시청자들이 보시면서 좋았으면 좋겠다."


ⓒ JTBC


ⓒ JTBC



기사입력 18.02.1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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