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바람이 칼 같았다.
금오름 정상에 올랐을 때 바람이 얼굴을 하도 세게 할퀴어서
이건 더 이상 못 견디겠다 싶었다.
반대로 풍경은 고요하고 아늑했다.
오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눈 덮인 마을은
더 이상 따뜻할 수도 더 이상 평화로울 수도 없었다.
겨울의 제주를 가장 좋아한다.
겨울제주, 여름제주, 봄제주, 가을제주.
언제부턴가 제주를 네 개의 이름으로 나눠 불렀다.
_2018. 02
보이지 않는 것을 주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