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편안해하는 그 직원이 팀을 무너뜨린다
나만큼은 공평하다고 믿었다. 누구 하나 미워하지 않고, 일 잘하면 칭찬하고 잘못하면 야단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공평함은 저절로 유지되는 평형 상태가 아니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리더의 마음은 본능적으로 '말 잘 통하는 사람', '코드가 맞는 사람', '알아서 잘하는 사람'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다.
리더가 의식적으로 저울추를 붙잡지 않으면, 조직이라는 배는 어느 한쪽으로 쏠려 서서히 가라앉는다.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그 지점이 실은 누군가에게는 소외의 시작점일 수 있다는 사실, 리더에겐 이 서늘한 자각이 먼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칭찬은 감정이 아니라 '의도'로 한다. 잘하는 사람에게만 쏟아지는 칭찬은 나머지 팀원들을 들러리로 만든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안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찾아내 골고루 나눠야 한다.
둘째, 관심의 총량을 균등하게 배분한다. 면담은 문제가 터졌을 때만 하는 게 아니라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해야 한다. 그래야 소외되는 이가 없다.
셋째, 피드백의 잣대를 단일화한다. 에이스의 실수는 '그럴 수 있지'라며 넘기고, 눈 밖에 난 직원의 실수는 '그럴 줄 알았다'며 몰아세우고 있지는 않은가. 기준이 흔들리는 순간 리더의 권위는 사라진다.
특히 조심해야 할 건 '식탁의 정치학'이다. 유독 특정 직원과만 자주 점심을 먹는 리더들이 있다. 밥 한 끼가 뭐 대수냐고 하겠지만, 팀원들에게 그 식탁은 정보의 독점과 밀착의 상징이다. 식사는 돌아가며 하거나, 차라리 팀 전체와 함께해야 한다. 그 번거로움이 팀원들에게는 '나도 리더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신호를 준다.
공평함은 리더의 인격이 아니라, 그가 가진 가장 날카로운 도구여야 한다. 오늘 하루를 복기해 보자. 내 동선은 누구에게만 치우쳐 있었는가. 내 칭찬의 화살표는 어디로만 향했는가. 혹시 나도 모르게 '편애'라는 안락한 그늘에 숨어 팀원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지는 않았나. 공평한 리더십은 멋진 비전을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누구와 밥을 먹을지 고민하는 그 사소한 성실함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