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팀원의 ‘전략적 순응’에 속아 넘어가는 과정
한 분야에서 10년 넘게 구르면 나름의 데이터가 쌓인다.
웬만한 문제는 척 보면 답이 나온다.
전문가라는 확신, 그게 무서운 법이다.
확신이 깊어질수록 귀는 닫히고 옛날이야기만 늘어놓게 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대화는 멈추고 훈계가 시작된다.
본인은 이걸 전략적 리딩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낡은 잣대로 현재를 재단하고 있을 뿐이다.
더 서늘한 진실이 있다.
리더가 답을 정해놓고 '듣는 척'만 하면 팀원들도 다 안다.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굳이 리더와 싸워 기운을 빼느니, 그냥 리더가 원하는 답을 내주고 평화를 얻기로 결심한다.
리더는 자기 뜻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니 자신의 장악력이 좋다고 뿌듯해하겠지만, 실상은 팀원의 '상사 관리 전략'에 보기 좋게 넘어가고 있는 꼴이다. 리더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믿는 사이, 팀은 리더의 수준 이상으로 절대 클 수 없는 천장에 갇힌다.
팀원을 키우고 싶다면 가르치고 지시하는 행위부터 의심해야 한다.
답을 떠먹여 주는 친절함이 직원을 시키는 일만 하는 바보로 만든다.
그러고는 나중에 "요즘 애들은 주도성이 없다"라며 남 탓을 한다.
이건 직원의 문제가 아니다.
리더 본인이 주도성을 질식시켜 놓고 왜 숨을 쉬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격이다.
피터 드러커는 일찍이 리더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단언했다.
"The leader of the past was a person who knew how to tell. The leader of the future will be a person who knows how to ask."
— Peter Drucker, as cited in The Leader of the Future (1996) by Frances Hesselbein et al.
"과거의 리더는 지시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으나, 미래의 리더는 질문하는 법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 피터 드러커, 프랜시스 헤셀바인 등의 저서 《미래의 리더》 중
또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진짜 역량을 다음과 같이 짚었다.
"The illiterate of the 21st century will not be those who cannot read and write, but those who cannot learn, unlearn, and relearn."
— Alvin Toffler, Rethinking the Future (1997)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learn), 배운 것을 버리고(unlearn), 다시 배우는(relearn)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 앨빈 토플러, 《미래의 재구성》 중
리더에게 필요한 건 10년의 경험을 뽐내는 기술이 아니라, 그 경험이 만든 고정관념을 스스로 파괴하는(Unlearn) 용기다.
답을 내려놓고 팀원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괴로운 과정을 견뎌주는 것, 그게 진짜 리더의 품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