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그레즈의 꿈

매서운 추위가 좋은 점을 굳이 하나 고르자면, 차갑고 맑은 공기를 깊게 들이마실 때마다 잠시 정신이 또렷해지는 순간을 자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날 선 바람을 뚫고 집으로 돌아오면,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꿈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같은, 답을 확인할 수조차 없는 질문에서부터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이르기까지 생각의 간격은 멀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이가 훨씬 많은 아빠인 나도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적당히 살아도 될 것 같은 날들 속에서도, 가끔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다시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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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칠성의 일곱 개 별 가운데 가장 어둡게 빛나는 네 번째 별을 ‘메그레즈’라고 부른다. 칠성 중에서 가장 흐리게 보이는 별이어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제자리에서 묵묵히 빛을 내며 북두칠성의 한 자리를 분명히 차지하고 있다.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빛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내가 가진 것들, 내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것들이 남과 견주어 볼 때 초라해 보일지라도, 그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이미 내 손에 쥔 능력과 내가 쌓아 온 자리에서,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속도와 방향에 대해 말할 수는 있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으면 그 모든 생각은 곧 빛을 잃는다. 중요한 것은, 떠오른 생각을 한 가지씩 실천으로 옮겨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좋아하는 일과 꿈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보는 일이다. 그렇게 작은 행동을 차근차근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간절히 바라던 지점, 그러니까 ‘꿈’이라고 부르던 곳에 조금씩 가까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이 불공평하게 느껴지다가도 이상할 만큼 공평해 보이는 순간이 있다. 누구에게나 삶은 단 한 번 뿐이고,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더더욱, 지금 가진 힘과 희망을 어디까지 써 볼 것인지가 중요해진다. 괴테는 희곡 『클라비고』에서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게 한다.


man lebt nur einmal in der Welt,

hat nur einmal diese Kräfte,

diese Aussichten,

und wer sie nicht zum besten braucht,

wer sich nicht so weit treibt als möglich, ist ein Tor.

사람은 세상에서 단 한 번만 살며,

이 힘과 이 가능성을 단 한 번만 가진다.

그 힘을 최선으로 쓰지 않고,

스스로 갈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가 보지 않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