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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id 이드 Oct 20. 2024

[iid] 기본급 중심에서 인센티브 체제로의 전환팁

이드의 HR 커피챗 시리즈

[Edited by iid the HRer]

※ 내가 쓰는 글들은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니 편하게 봐주면 좋겠다.




최근 글로벌 자문 업체에서 VC/PE 쪽 클라이언트 요청으로 기본급 중심으로 세팅된 스타트업 보상 체계에서 어떻게 인센티브 체제로 변화시켰는지 문의했다. 사실 그 뒤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VC/PE 쪽 클라이언트인지도 확실치는 않았다. 하지만 요즘의 VC/PE라면 충분히 가능할 고민이라 상당히 흥미로운 질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자문 미팅을 진행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줬을까를 적어보았다. 



대다수의 스타트업은 보상구조를 복잡하게 가져가기 힘들다. 


왜냐하면 성과급, 수당, 변동급 등이 많으면 많을수록 매번 그것에 대한 운영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각각의 보상 항목을 규정하는 제도나 정책이 제대로 세팅되기 힘들다. 세팅되기 어려운 이유는 각 보상항목의 규칙이 충분히 유의미하게 구분되거나 공정하거나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본급에 대한 변형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통상시급으로 책정되는 숫자 자체를 줄이고 싶거나 어떤 형태로든 그냥 100% 주고 싶지 않아 평가 요소를 넣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조차 보상 구조 변화를 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과 설계를 한다. 왜냐하면 한번 세팅된 보상항목과 정책은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이루어지는 그런 변형들은 사실 임기응변성이 많다 보니 쉽게 불분명해진다. 결국은 그러다 보면 다시 또 기본급화가 된다. 또한 기본급 체제는 처우 협상에서도 용이하고 Job Market에서 비교 분석이 용이하기에 더 기본급 체제를 선호한다.


잠깐 사설로 가서 운 좋게도 여러 회사를 거치며 꽤 많은 사람들에 대한 처우협의를 진행해 왔다.

• 그중에서도 대표적으로 가장 난감했던 경우는 한국 대기업인 S전자다. 왜냐하면 S전자는 기본급 자체가 낮지만 PS/PI로 대표되는 성과급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총합은 매우 크다. 이제 S전자 출신의 이직자는 총합 개념으로 처우협상을 진행하고 싶지만 HR 입장에서는 성과급은 평가/실적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에 (운 좋게도) 마지막 제일 좋았던 등급의 숫자를 그대로 100% 인정해 주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성과급 영역을 다 빼고 기본급만 인정하면 그건 협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 언젠가 처우 협상에 대한 글도 쓰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이 부분에서는 지원자와 회사 HR담당자 각자의 논리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감성의 영역이 있다. 누군가는 채용뿐만 아니라 연중 처우협상까지 포함해서 보상은 art의 영역이라 하기도 한다.

• 그래서 공식적인 S전자 처우협상 tip은 딱히 없다는 것으로 결론 내겠다. 물론 나만의 art techinique은 있지만 그 또한 시장과 내가 속한 회사, 지원자의 power position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번 유연하게 대응한다.




① 항상 동일하게 하는 말이지만 일단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이 중요하다. 


• 회사가 속한 산업군을 확인한다. 보상이란 의외로 산업군 영향을 많이 탄다

똑같은 스타트업이더라도 그 스타트업이 속한 산업군에 따라 보상 수준 / 체계 / 직무 나아가 구성원들의 성향 또한 달라진다.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한다고 해도 그 비즈니스가 속한 산업군이 어디인지는 확인해야 한다. 플랫폼을 만드는 개발자는 다르더라도 그 플랫폼을 운영하거나 같이 협업하는 직무들은 결국 산업군에 영향받기 때문이다. 


• 단순히 회사의 보상항목 현황을 보는 것이 아닌 회사 보상 히스토리를 확인해야 한다. 

처음부터 기본급 체제인 것도 있겠지만 가장 민감하고도 크리티컬 한 보상 영역이기에 몇 년 되지 않은 회사일지라도 많은 실험을 해왔을 수 있다. 또한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기준으로 기본급이 조정되었으며, 또 그 수준은 어느 정도이며 혹시나 기본급 외 별도 성과급이나 상여금 등이 지급되었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추후 재원 시뮬레이션에도 도움이 되지만 보상의 히스토리는 대표의 가치관에서 나아가 그로 인해 형성된 회사/구성원의 문화와 사상까지 담고 있다. 


• 무엇보다 중요한 배경과 문제의식을 확인하다. 

왜 지금 only 기본급 체제에서 성과급 체제로 변화해야 하는 것인가. 이유는 수만 가지가 될 수 있다. 기본급 인상이 재무적으로 부담될 수도 있고, 직원들의 동기부여 및 성과 강화를 위해 차등을 주는 것일 수도 있고, 인력효율화를 위한 메시지 일수도 있고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문제의식이 뭐냐에 따라 이후 진행방향은 매우 달라질 수 있다. 




② 성과급을 줄 수 있는 메커니즘과 지표를 확인한다


• 성과급을 어떤 기준으로 지급하고 구분할 것인가를 확인해야 한다. 

평가 결과에 연동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평가는 어떤  성과 기준으로 할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성과 지표라는 것은 모든 직군/직무에 다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형평성의 이슈를 어떤 논리로 설득할지 고민해야 한다. 성과지표를 설정하지 않는 직군/직무가 더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리어 그 직군은 리더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평가 그리고 보상 수준이 결정될 수도 있다. 


• 보통 기본급 체제 / 성과급 체제라는 구분을 할 때는 후자 성과급 지급은 평가 자체 연동보다는 숫자로 드러나는 성과 지표와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

성과급 체제라고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단지 기본급 체제보다는 기본급 인상률이 줄어드는 것이다. 동일하게 평가 결과로만 기본급 인상률, 성과급 지급 수준이 결정된다면 사실 기본급/성과급을 나눈 의미는 기본급 인상 부담을 경감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항목이 나누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지표/기준/정책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기본급과는 다른 성과급만의 기준과 지표가 필요하다. 


• 성과 수준에 따라 지급한다면 그 수준에 대한 눈높이와 기준은 어떻게 정할 것인가. 

항상 성과 수준의 합리성을 이야기할 때 예시로 들지만 H자동차에서는 일 년에 1대 파는 자동차 실적에 대해서도 저성과자임을 노무 소송과정에서 증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상대는 극단적으로 글로벌/국내의 자동차 경쟁상황 & 시장상황 이슈까지 가져오기 때문이다. 


• 성과 메커니즘이 명확한가 그리고 그 단위가 회사인지 / 팀인지 / 개인인지 파악해야 한다. 

명확하지 않은 메커니즘은 그 성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가지기 힘들다. 또한 그 메커니즘의 단위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성과급의 지급 기준/범위가 달라지게 된다. 개인단위가 되기 위해서는 조직차원과는 구분되는 개인만의 성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 성과의 단위를 정하는 것은 의외로 회사 전략과도 연계된다. 전략적 관점에서 어떤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냐에 따라 개인대신 조직을 택할 수도 있다. 성과급 구조를 좀 더 복잡하게 설정해 S전자처럼 조직 성과급 + 개인성과급 형태로 갈 수도 있다. 혹은 조직/개인 각 성과 수준에 따라 매트릭스 형태로 최종 수준을 정해도 된다. 




③ 실제 재원 관점에서의 타이밍과 규모를 설계한다. 


인건비 재원을 산정하는 것은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냥 물가인상률과 동종업계 경쟁사들의 인상률 수준을 고려해 정할 수도 있고,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려해 정할 수도 있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통해 실제 사용될 비용/남은 재원&런웨이 등을 고려해 인건비 재원을 도출할 수도 있다. 여기서는 기본급 체제에서 성과급 체제로 전환 시의 재원관점만 보려고 한다. 보통 앞에 구조를 짤 때도 그렇지만 이 또한 그 회사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다. 하지만 정답이 없는 영역이기에 나의 개인적 가이드를 적어볼까 한다. 


• 총 재원 관점에서는 only 기본급 체제의 재원보다는 조금 더 많이 잡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성과급 체제로 변경되게 되면 필연적으로 어떤 형태로든 평가를 진행하였기에 사람들은 기대를 하게 된다. 여기서 평가는 only 기본급 체제에서 진행한 평가와 별개이거나 더 성과급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평가를 의미한다. 평가라는 프로세스를 거쳤는데도 이것밖에 안 줘? 그렇다면 추구하려 했던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본급 재원을 극단적으로 줄이게 되면 더 큰 반발이 나타난다. 보통 보상이론에서 base (기본급)은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항목으로 본다. 그렇기에 한국 근로기준법에서도 기본급에 대해서는 매우 보호를 하고 있다. 아무리 성과급이 있다 해도 기본급이 기존대비 턱없이 낮을 시 사람들은 총액이 더 높다 해도 필연적으로 불만을 가지게 된다. 


• 총재원에서 기본급 / 성과급 비율을 정할 때는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길 바란다. 

무조건 첫 적용시기에는 성과가 제대로 측정되지 않거나 명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때는 맛보기용으로 원래 기대했던 성과급 비율의 50% 혹은 60% 비중으로 시작하기 바란다. 처음부터 구성원들에게 억울함과 불합리성으로 성과급 인식을 가져가게 되면 이후 합리적이고 명확해져도 그 인식을 벗기 어렵다. 다른 HR제도 적용 시에도 말했듯이 처음은 무조건 파일럿 시기를 가진다 생각해야 한다. 구성원들은 HR담당자만큼 제도를 깊게 고민하지 않기에 아무리 HR담당자가 제도 설계를 고민했다 해도 실제 운영에서 미숙하거나 불완전할 수 있다. 


• 목표 달성 수준이 80% ~ 90% 되었을 때 기존 보상 수준 100%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100%가 되었을 때 실제 기존보다 더 받도록 한다. 직원들은 제도 이해/운영에는 관심이 없지만 본인이 받는 수준에 대해서는 빠르게 계산한다. 그러면 소위 기댓값 (EV)이 금방 도출된다. 내가 열심히 했을 때와 내가 열심히 안 했을 때의 기댓값이 명확히 거나 단순하지 않으면 보통 쉽게 반대를 한다. 그리고 그 수준 자체가 턱없이 높게 되었다면 어차피 불가능하다고 쉽게 판단한다. 단순 산술적 기댓값 계산은 긍정적으로 하게 만들되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고 쉽게 계산하기 어려운 목표 성과 수준 자체를 어렵게 잡거나 높이면 된다. 결국 그러면 성과급 제도 자체를 비판하기보다는 제도는 인정하고 목표 수준에 대한 변경 요청으로 조정된다. 




④ 제일 중요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을 미리 잘해야 한다. 


• HR 영역에서 항상 제일 중요한 내용이다. 커뮤니케이션을 미리 잘해야 한다. 

아무리 결과적으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일지라도 변화는 미리 공유해야 한다. 단, 커뮤니케이션은 설득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예측하지 못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해 불안해하며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부정적인 내용이더라도 적어도 사전에 커뮤니케이션했다면 구성원들에게는 스스로 불만을 받아들이거나 삭힐 시간이 작동된다.


• 솔직한 이유/목적은 공유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구성원이 인지는 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 한다. 

그 명분은 합리적이거나 수용적이 되지 않아도 된다. 그냥 구성원들이 분노하고 거부감이 생기더라도 어느 순간 스스로도 받아들여야만 하는 자기 합리화의 용도로 제공되는 명분이다. 


• 모든 사람이 합리적이지는 않다.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줘야 한다.

only 기본급 체제에서 성과급 체제로 가면 무조건 기본급 인상률은 낮아지게 된다. 대다수 대표님 / HR 담당자가 착각하기 쉬운 부분이 성과급을 지급하는 대신 기본급 인상률은 낮아진다라는 명제를 모두가 다 이해할 것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특히 보상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기 어렵다. 총액이 높아진다고 해도 당장의 내가 손해 보는 영역을 더 의식하게 된다. 기본급 인상률이 낮아지는 것에도 분명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그래서 사전도 중요하지만 실제 적용하면서도 그리고 지급 이후에도 지속적인 메시지를 내보내야만 한다. 




자문 인터뷰에서 사실 위의 실무적인 내용을 전달하기에 앞서 근본적으로 해당 회사는 성과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HR 제도란 사실 그 틀과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직의 문제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솔루션일 뿐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제조건과 투자가 필요하다. 


회사가 비즈니스의 성장에 따라 인원을 늘리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이 정체되는 구간이 오게 된다. 보통 그때 생산성의 향상 위해 효율화 혹은 성과급 제도를 적용한다. PE에서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인력 효율화 진행 후 바로 성과급 제도를 적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경우에 앞서서 성과 자체에 대한 정의나 메커니즘을 제대로 정의해두지 못한다면 그 성과급 제도는 실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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