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국적 등에 따라 맞춤형 관광지를 추천 받는 웹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됐다. 외국인 관광객이 앞으로 틀에 박힌 여행지를 벗어나 자신의 특징과 맞는 관광지를 찾기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연세대학교 '데이터 공학(이광춘 교수)' 과목의 'yonsei tour' 팀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데이터를 분석해 나이, 국가 등 특징에 따라 관광지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리뷰 데이터를 수집해 관광지별 평가를 파악하고, 관광지별 주제와 특징을 정의했다. 텍스트 분석 결과를 반영한 예측 모델은 서비스 사용자의 정보를 입력 받으면 자신과 비슷한 관광객이 높게 평가한 관광지를 알려준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재현(25, 응용통계학과) 씨는 "정형화되지 않은 텍스트 데이터도 LDA 모델을 통해 주제에 맞게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제에 맞게 관광지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통계적 모델을 통해 사용자와 비슷한 관광객이 어떤 관광지를 선호했는지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광지를 추천한다.
개발한 알고리즘은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웹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배포될 계획이다. 사용자의 여행 목적과 연령대, 국적을 입력하면 지난해 관광객이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 개 관광지를 추천하는 한편, 이미지와 위치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웹 개발을 맡은 권예린(23, 컴퓨터과학과) 씨는 "유저 인터랙티브한 위젯을 최대한 활용했다"면서 "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인도 부담을 느끼지 않게 각별히 신경 쓴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를 미리 경험한 James Ma(27·대만) 씨는 "입력한 정보에 기반해 관광지를 추천하는 게 새롭다"면서 "한국을 다녀간 지인에게 관광지를 추천 받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완화되면 이 같은 서비스 개발이 더 활발해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가명정보 처리 등을 골자로 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지난 4일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패스트트랙 정국 등으로 법사위가 개의되지 않으며 20대 정기국회 통과는 무산됐다. 데이터 3법은 가명정보 처리를 허용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산업적·상업적 활용 가능성이 높아질 거란 기대를 모았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미래 핵심 산업인 인공지능과 플랫폼 산업의 국가 경쟁력이 위협 받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연합회·금융보안원 등 9개 기관은 지난 9일 발표한 공동성명서에서 "데이터 3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때 그 여파가 정말 암담하다"며 "미래 핵심 산업인 AI, 플랫폼 산업에서의 국제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개인 정보 처리에 관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쳐지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데이터 3법은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개인정보의 암호화와 가명 처리 등에 구체적인 안전조치를 마련하고, 관리 감독 기구를 설치하는 등 고도화된 개인정보보호법 수준에 발맞춤이기도 하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 대사는 "내년에 있을 한국과 EU 간 정상회담 전에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처리가 조속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