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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화 Aug 06. 2021

[프롤로그] 버리지 못하는 병

버려지는 물건과 감정을 기록합니다.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사랑"

한때 나의 카카오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


나는 말 그대로 버리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집안 곳곳에 각기 다른 꼬리표를 붙이고 버려지지 않는 물건들이 가득 차 있다.


천천히 과거를 회상해보면

비단 '물건'만 버리지 못하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 품었던 '감정' 또한 쉽사리 버리지 못해 지독하게 힘들어하곤 했다.




'왜 이렇게 짐이 많지?'

이사를 앞두고 짐을 정리하다 보니

나는 가진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확히는 짊어진 것이 많다.


출처 : 표준국어대사전


쓰레기에 불과한 물건에 쓸데없는 감정이입을 하면서

'버림'을 행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살았다.

집은 버리지 못한 물건으로 가득 찼고

마음에는 버리지 못한 감정들로 가득 찼다.


이제 비우고 싶다.

나는 그저 버리는 것에 익숙지 않은 사람일 뿐이니까

익숙해지면 된다.




버리는 것, 그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버려지는 물건과 감정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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