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처음엔 학교 안 가서 좋았다. 근데 중학교 1학년은 자유학기제다. 자유학기제의 취지가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하고 진로를 탐색하라는 건데 체험 프로그램도 영상으로 대체됐다. 1학년 때 소풍도 못 가고 수학여행도 못 가고 학교 내에서 체험 정도만 하고 끝났다. 학창 시절의 추억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유튜브나 영상 보는 걸 좋아하는데도 수업영상을 계속 보다보니 귀에 수업내용이 들어오지 않고 집중도 안 됐다. 학교에서 선생님을 만나 수업을 들었으면 덜 힘들었을 것 같다. 온라인 수업 듣고 나서 남는 시간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심심하고 재미없었다. 숙제도 많이 늘어났다', '마스크에 비닐장갑을 끼고 배드민턴, 피구, 축구 등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비닐장갑을 가져오지 않으면 선생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스터디룸을 이용하려면 보통 하루에 8천원씩 든다. 월 단위로 결제하면 15만원이다. 학원비, 식비, 교통비, 스터디룸, 교재, 용돈까지 하면 돈을 정말 많이 쓴다. 코로나 19로 학생들의 소비가 늘어났다'
#2.이런 이야기들은 사실 옥타브 청소년기자들이 청소년신문 옥수수를 매주 만들기에 가능했다. 매주 청소년 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도전이다. 독립된 청소년신문을 타블로이드 8페이지로 꾸준히 재생산한다는 것은 사실 기적과 같은 일이다. 계속 내는 만큼 목소리를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 기사 한건당 만원의 참여소득이 제 역할을 톡톡하게 해내고 있다. 우리는 매주 토요일에 만난다.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것의 힘은 보이지 않지만 그것의 관계는 잡히지 않지만, 나중에 이것이 쌓이면 많은 것을 해낼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꾸준히 생각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쌓이고 쌓여 본인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았다. 옥천신문 코로나 관련 간담회에서 말이다. 대신해주는 것보다 대변해주는 것보다 가장 강한 것은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사회적 소수자를 대변하겠다는 것은 그 사이 간극에서 권력과 왜곡이 늘 발생하기 마련이다. 소수자가 더 이상 소수자가 아니도록 균형잡힌 공론장에서 동등한 목소리를 내도록 판을 만들 필요가 있다.
#3.꿈이 직업으로 등치되고 꿈이 현실을 망각하게 만들고 유예시키는 한 그 꿈은 꿈이 아니다. 현실의 부조리들을 참고 인내하고 버티면 무지개 너머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라는 그런 바람을 주입시키는 문화는 폐기되어야 한다. 선망받는 직업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진로와 꿈이 왜곡되고 있고 계급을 공고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직업 획득의 수단으로 꿈이 변질된다면 그 꿈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무엇을 하든 우리의 시민성을 고양시키는 것에 대한 파이가 더 커져야 한다. 무엇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지금 당장 바로 이 곳에서 행복하지 않는다면 그 행복은 가짜다. 성공을 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 경쟁에 이겨 살아남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그 공식을 끊임없이 강박하는 한 모두의 불행은 시작된다. 우리는 억압받는 다수의 작은 목소리를 크게 들을 줄 알아야 한다.
#3.미디어플랜의 지향은 공론장의 복원이다. 불균형한 공론장의 극복이다. 세대별, 지역별, 매체별 균형을 맞춰 소수자의 목소리를 일상적으로 항상, 지속가능하게 목소리를 내게 판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청소년 신문은 그것의 시작이다. 어느 특별한 날 특집 기사로 하루만 열나 달아올랐다가 금새 휘발되는 것이 아니라 1년 365일 지속적으로 공론장의 중심에서 그 목소리가 마르지 않는 우물물처럼 나오기를 희망한다. 노인, 장애인, 청년, 성소수자 등 다양한 목소리가 콸콸콸 쏟아져 나와야 한다. 신문을 시작으로 공동체라디오, 로컬티비,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공론장을 회복해야 한다. 거기서부터가 민주주의의 시작이다. 눈에 보이는 사회, 손에 잡히는 지역, 공론장의 회복을 위해 바로 미디어플랜이 필요하다. 촘촘하고 꼼꼼하게 다양한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제기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총체적 지혜가 모여드는 공론장을 꿈꿔본다. 권력과 자본이 좌지우지 하지 않도록 한줌의 지역사회가 공론장을 지켜가며 한발짝 두발짝 발자국을 떼어야 한다. 힘으로 금방 될 것 같아도 돈을 쏟아부으며 금방 그림을 만들 것 같아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한 순간에 부서지게 되어 있다. 관계는 돈과 힘으로 금방 만들어질 수 없다. 같이 쌓아온 나이테가 우리를 증명할 것이다. 천천히 조금씩 한땀한땀 공론장의 논의가 쌓이면 쌓일 수록 우리들의 관계도 두터워지고 진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