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넘어 공감하는 감성 공간

완주기행 4. 그림책 미술관

by Hiker 나한영

국내 유일의 그림책 특화 미술관

책박물관 존에서 나와 삼례읍사무소 방면으로 삼례역로를 따라 250m를 걸어가면 그림책미술관이 있다. 문화사적 가치가 높은 그림책과 삽화를 관람객의 다양한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고 전문적으로 수집·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그림책 특화 미술관이다.

미술관 앞에 서니 건물 외관이 일반적인 미술관의 이미지를 뛰어넘는 파격이 돋보인다. 양곡창고의 외관을 그대로 살려둔 것이 역사성의 보존과 함께 미술관이란 고정관점을 깨는 발상의 자유를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박대헌 관장은 '어린이와 어른이 세대를 넘어 공감하는 장이자 우리의 감성에 양분을 주고 자유로운 사고의 길을 열어 주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들어서자 미술관 실내 전체를 한눈에 보여주는 개방감이 압권이다. 그림책 속에 들어온 듯 삽화가 튀어나오고, 그림책 속 주인공이 하늘을 날고, 동화 속 집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어린이와 관람객을 맞는다.


그림책미술관 입구(상좌), 옛 양곡창고의 외형을 그대로 살린 건물(상우), 실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내부(하)


어린이의 상상력 자극 <숲속 연못> 전시

그림책 미술관은 영국 빅토리아시대 그림책을 단독입수해 전시하고 있는데, 지금은 <숲속 연못> 전시가 열리고 있다. 빅토리아시대 그림책 3대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헬렌 헤이우드(1908-1995) 특별전'은 내년 4월 14일까지 열린다.

<숲속 연못>은 사르가소 바다에서 ‘엘’이 삼림지대의 연못을 찾아온 모험 이야기이다. 물고기와 개구리, 사슴, 여우, 수달, 토끼, 비버 등 수많은 생물들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그들의 작은 연못 너머로 세계를 넓혀가며 끝없이 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숲속 연못> 전은 헬렌 헤이우드의 오리지널 삽화와 원고를 전시하고, 표지화를 조형물과 대형 벽화로 재구성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림책미술관에는 서양그림책을 살 수 있는 헌책방 무인서점과 작은 기념품 샵도 있다.


헬렌 헤이우드의 오리지널 삽화와 원고 1층 전시 공간(좌),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1, 2층의 조형물과 벽화들(중, 우)


새로운 감각적 경험이 주는 것

미술관을 나오는데 이상하게 좋은 기분과 함께 충족감이 생긴다. 안그래도 갤러리는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통해 기분 전환이나 심신을 균형있게 발전 유지하는 데 탁월한 도움을 준다.

미국 ‘프리벤션닷컴’은 최근 럿거스뉴저지의대 정신과 라쉬 아가왈 교수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뇌의 작동방식을 이해하면 스트레스 대처에 도움이 된다면서 생각의 틀을 바꾸고 접근 방법을 달리하므로 뇌의 회복력을 키우는 것은 균형잡힌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힘든 것을 극복하는 힘이 된다고 전한다. 그런 점에서 '감성에 양분을 주고 자유로운 사고의 길을 열어 준다' 는 모토를 실행하는 삼례 그림책 미술관의 역할이 자못 크다는 생각이 들고 군 단위의 지자체로서 이런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삼례에 쉬어가삼[례:]을 사이에 두고 삼례책마을 그림책미술관, 삼례문화예술촌, 이렇게 삼각 지대가 형성되 일종의 인문문화지구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 세 곳은 각각의 특색 있는 전시와 공연, 어울림의 장을 통해 삼례를 숨겨진 보석 같은 감성문화여행지로 만드는 핵으로 역할하고 있다.

이제 세 곳 중 남은 삼례문화예술촌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