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원래부터 로컬푸드였다

완주기행 3. W푸드테라피센터 & 로컬푸드 밥상 '농가'

by Hiker 나한영

1. W푸드테라피센터


우린 원래부터 로컬푸드였다

쌀 한 톨 나지 않는 과밀화된 도시 인구의 식량 문제는 전적으로 식품 유통 사업자들에게 맡겨졌다. 그들은 보다 많은 마진과 가격 경쟁력을 위해 질보다 양으로 승부했고, 이는 로컬푸드의 통로를 막고 대량 생산을 유도하므로 전통적 한국 농업의 위기를 초래했다.

그러나 우리는 원래부터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대대로 살아왔다. 대량 생산으로 인한 농산물의 질적 악화와 오염, 새로운 식량 위기는 다시금 우리의 전통적 먹거리 소비 방식인 로컬푸드에 대한 선호도를 증대시키고 있다.


건강, 환경, 지역이 살아나는 길

이런 때 W푸드테라피센터의 설립이 고귀하게 느껴진다. W는 Wanju Food(지역 특화식품), Wild Food(자연 그대로의 식품), Will Food(미래형 식품), Welcome Food(관광/6차 산업 주도 식품)의 뜻을 내포한다. 완주가 미래형 먹거리를 위한 대안 제시에 앞장서서 나선 것이다.

W푸드테라피 센터는 농림부 공모사업으로 추진된 완주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의 거점지인 완주 혁신도시에 식품문화복합공간으로 지난해 개관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산업화 육성과 농식품 활용 시장의 변화에 부응한 신제품 개발, 지역 특화자원 연계 활성화를 통해 활력 있는 농촌 지역 사회를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건강(인간), 환경(자연), 지역(사회)의 3자가 모두 살아나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먹거리를 만든다. 로컬푸드는 역내 소비가 원칙이다. 지역 내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므로 생산자는 더 받고 소비자는 덜 내는 전통적 식품 유통 방식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외지인은 여행지에서 직접 가장 신선하고 안전한 식품을 살 수 있다. 또는 밀키트나 지역 농식품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로 로컬푸드를 집까지 배달할 수도 있다.


관건은 지역으로의 환원

관건은 이를 통해 판매수익이 유통 기업이 아닌 지역 내로 환원된다는 것이다. 애써 농사지은 농민과 농촌, 지역을 살찌우는 로컬푸드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다. 이는 위기의 농촌을 살리는 자양분이자 해법이 될 수 있다.

농촌이 살면 인구의 도시 집중과 저출산을 완화하므로 국토의 균형 발전과 지역 소멸로 인해 단절돼 가는 지역 전통문화의 계승과 한국적 정체성 보전, 청년 일자리 등 다양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므로 국가적 미래를 담보할 수 있게 된다. 지역사회의 성장과 발전이야말로 국가의 미래이며 로컬푸드 활성화의 키워드인 것이다.


설렘 안고 W푸드테라피센터 방문

6월 3일 점심 무렵, 기대감을 안고 전주완주혁신도시 내의 W푸드테라피센터를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먼저 완주 지역의 농산물로 만든 밀키트를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이자 전시 공간이 반긴다. 농민들이 정성 들여 만든 완주를 대표하는 특산물 가공식품과 완주의 전통주 등도 만날 수 있다.

매장 뒤로 돌아들어가면 신선한 농산물을 활용한 즉석식품인 샐러드, 차,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숨 카페’가 너무 멋진 공간을 선보인다. 숨 카페는 완주의 로컬푸드 재료로 음료와 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카페이다. 커피만 아니라 완주의 생강, 당근, 토마토 등 완주 농산물을 활용해 음료를 만든다. 완주 쌀을 활용한 쌀 카스테라와 무화과 등 특산품을 활용한 빵도 판매한다.


1층 밀키트와 지역 특산품 판매장


공유주방과 커뮤니티센터

2층엔 식품제조업 인큐베이팅과 식품기업 육성을 위한 ‘공유 주방’이 위치한다. 식품제조업자를 위한 설비를 갖추고 완주군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과 계약한 사업자가 이용하는 공간으로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는 구역이다.

2층 가운데엔 체험 및 커뮤니티 공간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생강을 이용한 생강청 만들기 체험이나 지자체와 지역 식품 기업과 단체의 다양한 홍보 행사 대관도 해준다.

완주 봉동 일대에서 생산된 생강은 매운맛이 덜하고 향이 깊어 조선시대 임금님의 진상품이었다고 한다.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3호로 지정된 완주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생강청 만들기 체험을 하려면 미리 전화 예약을 해야 한다.


2층 체험 및 커뮤니티 공간


공간의 힘과 특별했던 가든벽

커뮤니티 공간 옆으로 높은 창가에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같은 널찍널찍하고 고급스러운 2층 창가 자리는 1층 카페의 연장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W푸드테라피센터는 대형 시설인 데다 분위기가 너무 깔끔하고 시원시원한 공간이 너무 좋아 지역 농산물과 경제를 살리는 힘이 절로 날 것 같다.


2층 창가의 카페 이용 장소


센터 내엔 특별한 설치물이 눈길을 끌었는데 가든벽이었다. 공기정화식물군을 벽처럼 세워 만들고 빛과 온도, 물을 공급해 키우는 장치이다. 공기가 식물의 잎과 뿌리를 통과하면서 정화돼 청정 공기를 만들고 이를 수치로 보여준다. 우리의 농업 발전과 지역 경제를 선도하는 완주인들의 창의성이 빛나는 시설이다.

1층 숨 카페에 있는 가든벽을 신기한 듯 보니 직원 분이 2층은 더 넓게 시설돼 있다며 커뮤니티 센터를 빙 둘러 설치된 가든벽을 보여주신다. 안내해 주신 직원 분께 감사드린다.


1층에 설치된 가든벽(좌)과 2층 커뮤니티공간을 길게 둘러싸고 있는 가든벽(좌)


센터를 나오면 길가 옆으로 데크길이 설치돼 있다. 이 데크길을 따라가면 센터에서 조성한 ‘치유정원’이 나온다. 제철 푸드 페스타와 원터푸드 축제 개최 등 공동체 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W푸드테라피센터가 다양한 공간 활용을 통해 지역식품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목적 복합공간의 소임을 다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낀다.


W푸드테라피센터 옆의 데크를 따라가면 치유정원이 나온다.


2. 로컬푸드 밥상 '농가' 레스토랑


본연의 맛 맘껏 즐겼던 로컬푸드 밥상

W푸드테라피센터 옆 건물엔 로컬푸드 밥상 '농가'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완주에서 생산된 로컬 식자재를 이용한 제철 음식을 12,000원에 뷔페식으로 맘껏 먹을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한 데다 간도 싱겁게 음식 본연의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평소 조금씩 담던 내가 접시 한가득 음식을 담아 오자 같이 갔던 일행이 이런 모습 처음 본다고 놀린다. 건강한 로컬 푸트를 대하니 마음부터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모두 국산으로 표시된 원산지 표시가 왠지 반갑다.


맛에 더해진 정성은 더할 수 없는 감동 줘

음식이 참 다양하다. 물김치도 맛있고, 수육에 쌈채소를 싸 먹을 수도 있고, 나물 잔치 같은 비빔밥도, 콩죽과 여러 죽, 송이버섯 튀김, 과일, 맛있는 빵과 쨈, 후식 식혜, 건강한 안심 로컬푸드여서일까 모든 게 너무 맛있다.

식후의 곰보배추차는 특별했다. 몸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항염 작용을 하는 항산화 식품인 곰보배추차를 특별히 제공하는 농가 레스토랑의 정성이 돋보인다.


다양한 로컬푸드 밥상이 준비돼있다.


3. 전북삼락로컬마켓


신선함이 넘쳐난 마켓, 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W푸드테라피센터 뒤엔 전북삼락로컬마켓이 자리한다. 주차장에서 보면 뒤가 아니라 앞이다. 주차장에서 W푸드테라피센터 단지로 들어서면 삼각 구도로 앞, 옆으로 W푸드테라피센터와 농가 레스토랑, 전북삼락로컬마켓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구경 삼아 전북삼락로컬마켓에 들어가 보니 넓은 매장에 지역이 생산한 다양한 식재료가 소담스럽게 진열돼 있다. 로컬푸트만으로 이 큰 매장을 채우고 있다니 놀랍다.

로컬마켓이란 이름 대로 완주의 농가에서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판매한다. 로컬푸드의 원조로 알려진 완주의 로컬푸드 1호점인 셈이어서 더욱 반갑다.

지역 농민들의 제철 농산물을 바로바로 만날 수 있다니 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난다. 매대마다 싱싱한 채소가 한가득씩 쌓여 있고 농산물 가공 식품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농민들이 직접 만들어서인지 뻥튀기와 누룽지, 편강, 과줄, 과자 등 소박함이 넘치는 가공 식품들이다.


상품이 빨리 소진된다.


지역마다 로컬푸드 문화 활성화되길

W푸드테라피센터를 중심으로 마트와 레스토랑까지 한 곳에서 서로 시너지를 만들고 있는 이곳이 로컬푸드의 성지처럼 여겨진다. 로컬푸드와 농촌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완주의 대안 제시가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이를 시금석으로 로컬푸드 먹거리 문화가 전국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