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장 부러운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언제부터였을까. 어릴 적 누군가가 진짜 부러울 때, “부럽다”라는 말을 못 했다. 그런 내가 “부럽다”라는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아직도 쉽사리 “부럽다”라고 면전에서 꺼내는 것이 어렵고, 말이 잘 안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이지만)
알량꼴량한 자존심 때문이었다. “부럽다”라고 입 밖으로 내뱉는 순간 내가 지는 것 같았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나는 이런 건 하나도 부럽지 않아!’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던 나는 부럽다고 말하는 것이 창피했다.
사회생활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면서 생각이 바뀌어갔다. 나에게 때때로 “부럽다”라고 말하는 동료들과 지인들을 보면서 “부럽다”라고 이야기하는 그들이 오히려 멋있어 보였고, 자존감 또한 높아 보였다. “부럽다 “고 말하는 건 결코 지는 게 아니구나. 내가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뿐인데, 나는 왜 그것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부럽다는 말은 잘 못하지만 부러운 사람은 남부럽지 않게 많았다. 그런 나를 들키고 싶지 않아서 막상 부럽다는 이야기를 못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도 잘하면서 놀기도 잘하는 친구들이 부러웠고, 머리가 비상하거나 돈 많은 부모님의 덕으로 남들보다 쉽게 무언가를 성취하고 올라가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조금 달라졌다. 한자리를 하고 있는 부모 뒷백이 있는 동기들, 비상한 머리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을 개척해 나가며 유명세를 탄 친구들이 부러웠다.
지금의 나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몹시 부러운 사람들이 많다. 부모님이나 시가에서 증여받아 반포에 집을 가지고 있는 친구, 재테크를 잘해서 혹은 청약이 되어 20억이 넘어가는 아파트를 소유한 동료, 유투버로 성공한 후배, 세계를 누비며 칼럼을 작성하는 에디터와 디지털노매드. 그리고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책을 쓰고 강연을 하는 사람들 등 부러움의 대상들이 너무나 많아 다 담지도 못하겠다. 무엇보다 요즘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유명세를 얻은 사람들이 가장 부럽다. 그리고 존경스럽기도하다.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분야에서 성공하고 소위말하는 유명세를 탔다는 것은 앞으로도 좋아하는 것을 지속해서 해내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되기에 더 부럽고 또 부럽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진짜 부러울 때 부럽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