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에 대한 결정이다
디자인을 두고
감각의 영역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타고난 센스,
취향,
미적 감각 같은 것들.
하지만 브랜드에서 디자인은
그런 감각의 산물이 아니다.
디자인은
판단의 결과다.
여기서 말하는 판단은
좋고 나쁨을 고르는 감각적인 선택이 아니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필요 없으며,
지금 이 브랜드에
무엇이 우선인지에 대한 결정이다.
디자인에는
항상 선택이 개입된다.
이 색을 쓸지 말지,
이 문장을 넣을지 말지,
이 이미지를 앞에 둘지 말지.
이 선택 하나하나가
모두 판단의 결과다.
그 판단의 기준은
감각이 아니라
브랜드의 생각이다.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해결하려는지,
어떤 태도로 말하고 싶은지.
이 기준이 없으면
디자인은
취향에 기대게 된다.
취향에 기대는 순간
디자인은 흔들린다.
사람이 바뀌면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바뀐다.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판단의 기준이 있는 디자인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왜 이 색인지,
왜 이 여백인지,
왜 이 표현을 선택했는지.
모든 선택이
브랜드의 기준으로
연결된다.
그래서 디자인을 잘한다는 것은
멋있게 만드는 능력이 아니다.
우리 브랜드다움을
잘 유지해 내는 능력에 가깝다.
상황이 달라져도,
유행이 바뀌어도,
여전히 이 브랜드처럼 보이게 만드는 힘이다.
심플(Simple)은
본질 외의 것을
과감히 버렸다는 판단의 결과다.
이지(Easy)는
이해를 덜 요구해도 되게 만들겠다는
선택의 결과다.
임팩트(Impactful)는
어떤 감정과 반응을
남길지 결정했을 때
비로소 생긴다.
이 세 가지는
디자인 스타일이 아니다.
모두
판단이 끝났을 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결과다.
그래서 디자인을
감각의 문제로만 이해하면
배울 수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판단의 문제로 보면
정리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고,
반복할 수 있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디자인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다.
디자인을 통해
우리 브랜드다움을
끝까지 유지해 내는 사람이 되는 일이다.
디자인은
그 판단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남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