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하지 않음의 이익
행동하기로 하는 선택을 미루고 있을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말한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고.
이 말들은
충분히 신중해 보인다.
그래서 스스로도
지금 멈춰 있다는 사실을
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행동하기로 하는 선택을 미룰 때,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 안에는
분명히 지키고 있는 것이 있다.
당장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결과를 만들지 않아도 되고,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평가받는 자리에도
아직 서지 않아도 된다.
행동하지 않기로 한 선택은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는 상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편하다.
행동을 선택하는 순간
무언가는 반드시 달라진다.
가능성은 줄어들고,
이미지는 깨질 수 있고,
기대는 현실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행동을 미루며
이 모든 불확실함을
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붙잡고 있는다.
즉, 행동을 미루는 동안
우리는 미래를 넓히고 있는 게 아니라
현재의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유지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따른다.
시간이 지나면
지키고 있던 것들이
나를 보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행동하지 않은 상태 자체가
새로운 부담이 된다.
왜 아직 움직이지 않았는지,
왜 여기에 머물러 있는지
계속 스스로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런 느낌이 든다.
아직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늦어버린 것 같은 느낌.
행동하기로 하는 선택은
미래를 확정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의 정체기를 끝내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두렵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거다.
행동하지 않기로 한 선택 역시
하나의 선택이라는 것.
그리고 그 선택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아서 결정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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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질문
지금 내가 행동하기로 하는 선택을 미루며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걸 지키기 위해
나는 무엇을 계속 미루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