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가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다

by 이키드로우

나는 오랫동안 브랜드를 다뤄왔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수록,

이상하게도 브랜드가 없는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났다.

정확히 말하면, 제품은 있지만 브랜드는 없는 사람들,

로고는 있지만 고객의 머릿속에 남는 이미지는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이제 마케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로고를 다시 만들어야 할까요?”

“브랜딩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하지만 문제는 브랜딩이 아니었다.

문제는 무엇을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지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브랜드를 이렇게 정의한다.

브랜드란, 고객의 머리와 마음속에 내가 의도적으로 새기고 싶은 이미지다.

그 이미지는 단순한 로고가 아니고, 슬로건 하나로 끝나는 말도 아니다.

어떤 느낌인지, 어떤 장면인지, 어떤 태도를 가진 존재인지까지 포함한 하나의 이미지다.


그리고 브랜딩은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아니다.

브랜딩은 그 이미지를 반복해서, 일관되게, 계속해서 그려나가는 과정에 가깝다.


나는 이 차이를 설명할 때 종종 브랜드를 ‘브레인 타투’라고 부른다.

새로운 개념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브랜드와 브랜딩의 차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다.


타투를 떠올려보자.

무엇을 새길지 정하지 않은 채 바늘부터 들면,

결과는 그림이 아니라 상처가 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그려야 할 이미지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로고를 만들고, 콘텐츠를 쌓고, 마케팅을 시작하면

고객의 머릿속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이 책은 그래서 브랜딩 기법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브랜드가 완성되기까지의 구조를 먼저 보여준다.

비전, 미션, 태도라는 브랜드의 철학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같은 방향으로 견인하고,

기능·경험·의미로 이루어진 브랜드의 약속(혜택)은

고객을 팬으로 만들며 다시 돌아오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유리하고,

가장 강력한 하나를 선택해

브랜드 코어로 압축한다.


이 책은 그 구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며,

각 단계에서 무엇을 정의해야 하고,

왜 그것이 필요한지,

정리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차근히 짚는다.


이 책은 읽고 고개를 끄덕이는 책이 아니다.

읽다 보면 계속해서 멈춰 서서,

“그럼 내 브랜드는 어떤 이미지인가?”

“나는 무엇을 약속할 수 있는가?”

“이 브랜드의 기준은 무엇인가?”

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책이다.


제품은 이미 넘쳐난다.

선택지는 많고, 비교는 쉬워졌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기능도, 더 큰 목소리도 아니다.

머릿속에 남는 하나의 이미지다.


『브랜드의 구조』는

그 이미지를 우연이 아니라 의도와 설계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을 덮을 때쯤,

당신의 브랜드는 더 이상 설명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미 구조로 완성되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