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네게 나의 유산을 남긴다
이 편지를 네가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직 네가 어린 나이일 수도 있고,
이미 삶의 많은 시간을
지나온 뒤일 수도 있겠지.
혹은 지금의 내가
미처 다 헤아리지 못한
어떤 시간일 수도 있고.
이 편지들을 쓰게 된 이유는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잘 살아온 사람의 말을
남기고 싶어서도 아니고.
삶을 살아오는 동안
나는 여러 번 흔들렸고,
자주 틀렸고,
때로는 나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선택을 하기도 했다.
갖은 유혹들 앞에
쉽게 발을 떼지 못하고
기웃거리기도 했었지.
그런데도 이상하게
끝까지 버려지지 않고
내 안에 남아있는 것들이 있었다.
상황이 바뀌고, 사람이 떠나고,
관계가 무너질 때마다
다시 돌아가 붙잡게 되던 가치의 기준들이다.
이 편지들에는
정답은 없다.
다만, 흑도 백도 아닌
인생의 많은 회색지대 속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순간마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고,
왜 어떤 선택은 하지 않았는지만
기록해 두었다.
혹시 네가
삶 속의 어떤 판단 앞에
잠시 멈춰 서게 된다면,
이 편지들 중 하나가
정답으로써가 아니라
하나의 기준으로서
네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건
잘 살기 위한 방법론이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과제들을
차근차근 잘 살아내기 위해
끝내 놓지 않았던
내 가치 판단 기준에 대한
기록이니
충분히 네게 좋은 유산으로
작용할 거라 믿는다.
필요해질 때,
아무 편지나 펼쳐도 괜찮다.
이 편지들은
순서에 상관없이
네 마음에 닿을 수 있도록
써두었으니까.
- 너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