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링커피 로스터스>"망하더라도 후회를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원래 설계 회사에 연구직이었던 사장님. 문득 회사를 다니며 들었던 생각이 있었습니다.
최근 20대 후반이라면 다들 고민하는 미래. "20년, 30년 후에도 내가 이 모습이 뿌듯할까?"에 관해 생각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늘 해왔던 일이 맞는 건지 길을 알 수 없고. 이 일을 못하는 건 아닌데, 계속 해내는 내 모습이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겁니다. 무엇을 배울지 많은 생각이 드는 단계죠.
사장님도 이 불안함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취미를 경험해 봅니다. 음악도 배워보고 다른 취미도 만들어보며, 이직까지 생각해 보는데요. 그중 커피 마시는 걸 좋아하니까 자격증을 따보자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런데 학원을 갔더니 커피의 세계는 무궁무진했습니다. 처음 하는 거라 흥미도 생겨서 취미에 대한 동기부여는 확실하게 되었고, 학원 선생님은 로스팅을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며 추천해 주었다고 하시네요.
로스팅은 조금 더 전문적인 단계라 더욱 심도 깊게 배울 수 있었는데요. 사장님에게는 로스팅하는 법을 배우는 게 새로운 길로 열리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로스팅을 하는 단계에서 가장 흥미가 높아졌죠.
이거는 내가 평생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
약간 그런 확신이 조금 들었어요.
회사를 다니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떠날 타이밍을 느껴서 과감하게 그만두었죠. 주변에서는 당연히 말리는 얘기가 나왔지만, 사장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한 길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로스팅만 1년 정도 공부를 하다 보니, 전공이었던 이공계 계열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서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되었답니다. 생각해 보면 로스팅도 공학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하죠.
어떤 온도와 습도에서 변하는지부터, 다양한 오차를 잡아내는 작업을 해야 하는 일입니다. 학구열이 넘치던 사장님은 자신에게 부족한 것에 대해 알아내는 데에 재미를 느끼고 공부에 매진하였죠.
항상 마음속에는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하잖아요.
저는 예기치 않게 이 기회가 생겼던 거예요.
제가 하고 싶었던 카페는 로스팅하고 커피를 직접 내리고 매장을 운영하는 거죠.
손님에게 편하게 커피를 제공해주고 싶었어요.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얘기고 생각해 본 말이죠. 내 사업을 하겠다는 것. 창업에서 빠르고 느리고는 관계가 없는 거 같습니다. 중요한 건 내가 오롯이 "이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느냐?", "나는 정말 이걸 좋아하느냐?"인 거 같아요.
사장님은 전공과는 다르지만 자신의 길을 찾아서 정신을 집중했다고 할 수 있죠. 안정적인 연구직을 그만두고 창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냐고 물었지만, 사장님은 전혀 후회가 없다고 하셨어요. 그 확실함이 되게 부러웠달까요?
후회는 안 해요.
자신 있게 얘기하는데 제가 이 매장이 적자가 나서 망하더라도 저는 후회를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이 선택만큼 되게 만족한 거는 없어요.
소소한 포인트지만 대부분의 카페를 가면 각얼음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간얼음을 넣으셔서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큰 얼음은 계속 잘 저어주어야 시원한데 "간얼음은 바로 마셔도 그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서"라는데요. 여름철 같은 경우에는 더욱 좋겠죠?
저도 한 모금 마셨을 때 상상했던 온도가 아닌 카페가 꽤나 있었거든요. 맛은 있지만 미묘한 온도차로 시원하지 않은 커피를 마시면 묘하게 첫인상부터 안 좋은 소개팅처럼, 그 첫맛이 기억에 깊이 남아버리죠. 사소한 포인트도 신경 쓰시는 게, 손님을 위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카페 사장님은 몸이 한 다섯 개는 있어야 할 거 같더라고요. 매장 관리는 물론 커피를 만들고 손님에게 내어주고 마케팅까지 빠지는 것 하나 없죠. 커피만 잘 만들면 해결되지 않는 것이 창업의 길이랄까요?
중요한 건 맛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맛을 아무도 모르고 알아주는 이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장님의 말처럼 마케팅도 아주 중대한 요소이죠.
처음에는 많이 헤맸지만 게시물도 꾸준히 올리다 보니 점점 가볍고 편하게 올리게 되었답니다. 뭐든 계속하다 보면 늘기 마련이죠. 제일 힘든 말이 꾸준히이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사장님의 생각도 멋졌습니다.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기와 경쟁을 하시더라고요.
작년보다 올해가 좀 더 좋으면 되는 거고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으면 되는 거지 하는 생각.
먹음직스럽게 보이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인데 공대생이라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장님.
좀 멀어요. 약간 (디자인이) 투박해요.
나는 왜 이리 투박할까 이런 생각도 많이 하긴 해요.
커피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고 할까요. 주변에 인스타 하시는 분을 봐도 공대생이 꽤나 많은데요.
그만큼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매력적인 음료인 것 같습니다. 커피라는 분야가 오래 그 일을 한 사람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한 분이 더 많더라고요. 알수록 재미있는 직종입니다.
저는 자신의 손으로 만든 원두를 단순히 납품하면 되게 뿌듯한 일일 거 같았는데, 생각보다 복잡 미묘한 일이 많더라고요. 내 손을 떠나서 다른 사람의 손으로 내려지면 그 맛에 대한 평가는 로스팅한 원두를 납품한 사장님에게 온다고 합니다. 아무리 로스팅을 잘해도 추출을 잘못하면 맛이 없을 수 있는데 말이죠.
손을 떠난 원두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순 없으니 납품하기 전에 최대한 맛있게 생두를 로스팅합니다. 그리고 카페에서 맛은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그 커피로 인해 단골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 있을 겁니다. 원두를 납품받은 사장님의 생계까지 책임진다고 생각하면 어깨가 매우 무거운 일이기도 하죠.
앞서 말했던 원두 납품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하시더라고요. 더욱 늘려서 사장님의 원두가 여러 곳에서 보이면 저도 되게 반가울 거 같았어요.
두 번째로는 바리스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이것은 사실 쉬운 게 아니라서 막연한 목표이기도 하다고 하시지만, 늘 꾸준히 하시는 분이라 언젠가는 이루실 거 같습니다.
20년, 30년을 넘어서 40년이 되어도 커피를 계속할 거 같다는 확신이 있으셔서 저는 인터뷰하는 내내 늘 부러웠습니다. 확실한 길을 발견하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은 반짝반짝 빛나거든요.
연예인만 빛나는 게 아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한 사람은 언제나 빛을 내는 거 같아요. 사장님과 인터뷰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커피를 하셔서 많은 곳에 사장님의 가게 로고가 보였으면 좋겠네요.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며 오로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