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 시다. 성큼성큼 안 뛰고(못 뜀) 트로팅 스타일로 아프지 말아라 말아라 살포시 뛰어왔는데도 끝내 시구나. 신건 신거고... 이 느낌을 좋아해 보는 시도도 해봄직하다. 고통에다 의식적으로나마 적외선 조사기처럼 사랑을 비추면 띵같은 삶도 그럭저럭 걸을 만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웬 등치가 비켜비켜 돌진해 오고... 초입서부터 줄곧 뒤따라오던 아저씨는 자꾸 신경 쓰이게 연신 기침을 해댄다. 나는 더 천천히 가야 하는데... 그랬다간 기침 포자를 뒤집어쓸까 봐 페이스 조절을 못 하겠다. 젊은이보다 저가 더 팔팔하다는 양 나 아직 솨라있네 환희 뿜뿜 속에 겐세이 넣는 또 다른 아저씨. 웃긴 건 내가 장애가 있거나 재활 중인 스타일로 자세를 고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깝이 사라지고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어쩜 저렇게 태세전환이 빠를 수 있을까. 생각이 없으면 빠르다. 빠르면 비행기고 비행기는 높고..., 높고 빠른 것들은 금세 어떻게 돼버리곤 하지. 잠시 쉬는 팡에서마저 대구 사투리 쓰는 모자가 또 어찌나 시끄럽던지... 내 뒤통수에다 대고 운명이 어쩌고 자이(아파트 브랜드로 추정)가 어쩌고 결국 다 필요 없고 무슨 홍콩여행을 가시겠다나 와——최악. 증말이지 저쪽 분들은 자아가 너무 비만하셔. 몇십 년 남짓 이 땅을 살아내며 느낀 바 대구, 제주 같이 고립무원에서 자라난 분들은 죄송하지만 백이면 백 허영심 가득하고 자기밖에 모르더라고. 그래서 자기들끼리는야 돈독해서 좋겠지마는 멀찌감치서 그 꼴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가관이야. 중국인 욕할 거 없다니까. 저 톤으로 말 같지도 않은 엄마 잔소리라도 듣게 된다면 어휴... 다섯 살에 이미 출가했지 나는.
오늘 속으로 너무 많은 비난과 욕을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걸 했으면 사과 내지 뉘우침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그게 한 세상이고 세상의 이치 아닌 이치,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깨어났으면 잠드는 거고 잠들었으면 깨어나는 겁니다. 하이쿠
(...) 사랑은 그런 것이다. 짧고 눈부신 기적은 긴 슬픔 같은 것들과 한 묶음으로 포장되어 있다. 사람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것을 장바구니에 턱턱 잘도 주워 넣는다. ―내 이야기 <균탁> 중
마찬가지로 밥 먹었으면 설거지를 해야 하는데 밥만 먹는 놈치고 제정신인 놈을 본 적이 없습니다. 사과는 1+1 행사처럼 하는 게 아닙니다. 항시 기본입니다. 사과 한 박스를 팔기 위해 고급 과도 두 자루를 끼워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좋다고 흔쾌히 또 함부로 받아 들지는 마십시오. 대한민국에서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씨방새들이 너무 많아요. 지가 씨방새인 줄도 모르는. 나아가서는 씨방새 놀이를 즐기는. 대체 그것들은 매일 어떻게 두 발 뻗고 잠잘 수 있는 걸까요?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 겨우 아침 여덟 시. 벌써부터 딸배들의 불법개조오토바이들이 날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다 대고 헬멧이 돌아갈 정도로 욕을 싸지르고 있는 낯선 내 모습을 발견합니다. 가끔 광장이라든지 지하철 안에서 맥락 없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안쓰러운 분들 있잖아요. 약간 삔또 나간 듯한. 어딘가 비꾸러진... 그거 앞으로 제 몫인가 봅니다.
일요일이니 모처럼 회개하는 마음으로 지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