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가을 새벽에도 매미가 간간이 웁니다. 여태 짝을 못 찾은 건지 아니면 남들보다 조금 늦게 세상 밖으로 나와 이제사 전력을 다해보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래건 좋지 않겠습니까. 재미를 느낀다면요. 잘 되길 빕니다. 잘 안 돼도 되고요. 이미 그대는 씩씩하게 노래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 덩치가 무릎 관절을 서브우퍼처럼 튕기며 흥겹게 춤추고 있지 않겠습니까. 들숨마다 이마에 적히는 그대의 자랑스러운 가사가 땀방울로 빛나고 있습니다.
어느새 내 작은 심장에도 그대가 울립니다. 부글부글—징징—간질간질—이 마음은 또 어디로 향할지———
‘처량하게’는 본래의 의미인 쓸쓸함에 더불어 여름의 청량함이 다했음을 암시합니다. ‘청’이라는 글자 모양에서 모음 ‘ㅇ’가 떨어져 나간 것처럼 소리와 이미지가 동시에 처연하게 흩어지는 느낌을 가져봤습니다.
초이쿠는 ‘가을 깊도록/ 구슬프게 우누나/ 짝 없는 매미’와 ‘구애 그치고/ 비애로 우는구나/ 한가을 매미’입니다.
(하이쿠가 배스킨라빈스 파인트(320g) 사이즈라면 세 가지 맛을 모두 즐길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다만 오늘의 경우는 그것이 초콜릿무스냐, 초코나무숲이냐, 엄마는 외계인이냐 정도의 차이라서 하나만 골라도 충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