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2017) / 드니 빌뇌브
미지의 존재는 인류에게 선물을 줌과 동시에 답이 존재하지 않을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누구와 대화하는가?
미지의 존재는 경외이자 경계의 대상이다.
그렇기에 한없이 나약한 존재인 우리는 항상 겁먹는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영화는, 그리고 미지의 존재는 말한다.
아마 평생을 쫓아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조심스레 해답을 건넨다.
이해할 수 없는 언어, 도달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그녀는 결국 택한다.
다시 살아낼 것, 다시 아플 것, 그럼에도 다시 사랑할 것을.
어쩌면 알고 있었기에 더욱 따뜻하게 껴안을 수 있었던 그 모든 순간들을.
이제는 깨우쳐야 한다.
- 만약 그 끝을 안다면, 그래도 시작할 건가요?
- 기꺼이 그 순간을 기쁘게 맞이하겠습니다.
시선을 바꿔야 한다.
이루어졌는가, 실패했는가, 남은 것이 있는가, 잃은 것이 더 큰가.
하지만 이제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
루이스는 입을 다물고 달린다.
잊고 있던 미래를 향해 달린다.
그리곤 아플 미래를 향해 기꺼이 손을 뻗으며 말한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플 상실임을 알지만, 그럼에도 딸을 만나러 간다.
중요한 건 끝에 있지 않다.
물론 어렵다.
평생을 쫓아도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과정 속의 순간을 기꺼이 맞이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나를 통과해간 시간들, 그 안에서 느끼고 경험한 모든 것들을 기쁘게 반기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순간을 얼마나 기쁘게 받아들이는가.
이것을 삶의 목표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인생은 논제로섬 게임이니, 우리에겐 대화가 필요하다.
과거의, 현재의, 그리고 미래와의 대화.
미지의 존재는 사랑할 것을 당부한다.
찬란했던, 찬란한, 그리고 찬란할 모든 순간을 사랑할 것을.
과거를 아끼고 아직 오지 않은 찬란함을 미리 사랑합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언젠가 돌아보고 그리워할 나의 조각일 것이다.
시간은 더이상 미지의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Come back to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