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써야 할 이유가 생겼다.
반드시 다뤄야 할 한 명의 생이 있다.
무턱대고 펜을 드는 건 섣부른 일이다.
시대를, 장소를 끈기 있게 공부해야 하고 그 결과물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잘 써 내려가야 한다.
무섭다. 소설을 제대로 써 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대학시절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소설도 아닌 것 같은 글을 써본 적은 있었지만, 인물과 관계에 집중하지 못하고 애먼 배경만 묘사하다가 제 풀에 지쳤던 기억이 난다.
소설을 틈틈이 이곳에 올리는 건 많이 조심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대신에 난생처음 장편소설을 쓰는 한 사람의 마음가짐과 나날들을 이곳에 기록해보고자 한다. 그 기록엔 서툰 방법과 우당탕탕이 가득하겠지. 훈수하고 싶은 누군가의 마음이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 첫 완주부터 큰 욕심을 부려선 안된다. 그저 쓰고 싶은 한 사람의 이야기가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고꾸라지지 않도록 치열하고 끈기 있게 써봐야지.
한 사람을 기록하려는 일에 이렇게 두근거릴 줄은 몰랐다. 내가 만약 잘 써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생애가 누군가에게 기억이 될 수도 있겠다. 이런 책임감을 문진처럼 종이 위에 올려두고서 차근차근 적어봐야지.
완주를 꿈꾼다. 그곳에 닿기만 한다면 이 세상에 없는 사람도, 그 사람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나를 안아줄 것이다. 고맙다고 할 것이다. 나는 그러면 오랫동안 품어온 미안함을 드려야지. 그리고 같이 엉엉 울어야지. 마음을 먹은 이상, 계절이 계속 짧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