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직가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준수 Oct 10. 2022

까마귀


산 능선을 타고 까마귀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나는 눈밭에 발이 묶인 채 그만 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쳐들어 한숨 쉬어본다. 하늘은 온통 먹구름. 그 사이 삐져나온 햇빛 하나 없구나.


난 그대로 한참을 더 서 있는다.

이대로도 괜찮을지 모를 .


그러다 어느 땐가,

먼발치 까마귀 한 마리 떨어다.


맥없이 풀썩, 하곤 흰 구덩이 속으로 사라져 들어간다.


그리고 잠시라고도 못 한 후, 내 머릿속엔 더는 그 까마귀는 남아 있지 않다.


이 날 이곳에선 아무 일도 없었다.

분명 그렇게 기억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감정 지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