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직가시

나의 언어

by 준수


고래는 주기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쉰다고 한다.


그러다 깊은 잠에 들어 그만 익사하는 경우가 더러 있단다.


이것이 나의 무엇과 닮아서였을까.


더는 내 안의 단어들이 이어지지 않는다.


당신에게 외면받은 단어들이 숨 내쉬지 않고 해저 저편으로 가라앉는다.


빛 하나 들지 않아 따스함을 잊은 언어


바라건대, 우연히라도 빛줄기 한가닥 드리운다면-


당신을 잊은 단어들이 잠잠히 기도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