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dge / 감정의 온도와 관계의 플로워 EP.4
컴퍼니 빌런의 역습
아주 먼 옛날 은하계 저편에...(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
컴퍼니 빌런(Company Villain)으로써는 암담한 시기이다. 간신히 다른 부서로 옮기는데 성공하였지만,
주변에서는 컴퍼니 빌런들을 두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컴퍼니 빌런들은 숨직이며 호심탐탐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봄 햇살이 완연한 일상의 어느 날..
옆 부서 B 대리가 상심한 얼굴로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부장님, 저 잠깐 시간 있으세요?
“그럼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길까?”
해외영업 B 대리는 회사 내 모든 직원들이 인정하는 일 잘러 중의 한 명이다.
“긍정의 아이콘인 B 대리가 왜 이렇게 풀이 죽어 있어?...”
나는 B 대리의 표정과 말에서 전달되는 감정과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B 대리는 잔뜩 상기된 목소리로
“요즘 C 차장 때문에 출근하기 싫어서 미치겠어요!”
“ 부장님도 아시잖아요,
그분이 다른 사람들에게 막말하시고, 행동도 거침없이 하는 거.. 다들 힘들어하고 있어요”..
C 차장은 얼마 전 내부 문제로 B 대리 팀으로 전출 온 상태였다.
B 대리는 격양된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 갔다.
“ C 차장과 대화를 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화가 나더라고요.
말 끝마다 무시하고.. 그렇다고 제가 그분을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또 같은 부서인데 괜히 어색해 질까 봐 걱정도 되고요 ”...
지금까지 회사를 이직하면서 느낀 공통된 한 가지는 어느 조직에나 C 차장 같은 직원이 한 두 명은 꼭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모르고, 내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무시한 채 안하무인처럼 타인에게 정신적, 물리적 피해 준다.
나는 이 사람들을 ‘컴퍼니 빌런’ (Company Villain)이라 부른다.
내가 생각하는 컴퍼니 빌런은 조직 내에서 올바른 의사결정과 업무를 방해하거나 부당한 행동을 서슴없이 하며 직원들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미첼 쿠지와 엘리자베스 홀로웨이의 저서 [당신과 조직을 미치게 만드는 썩은 사과] 에도 컴퍼니 빌런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보통 "빌런(Villain)"은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서 등장하는 악당이나 악역을 의미하며, 주인공과 대립하여 스토리의 긴장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영화 속 대표적 빌런은 베트맨에 등장하는 조커(Joker)와 어벤저스의 타노스(Thanos) 캐릭터들이 있는데, 이들은 단순한 악당 이미지를 벗어나 자신들의 원하는 목적을 위해 대중들에게 공포와 위협, 파괴와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은 마치 컴퍼니 빌런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첫째, 상황에 따라서는 도덕적인 가치나 사회적인 규범을 어기면서 부정한 행동을 서슴없이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타인의 실수를 이용하여 권리나 자유를 침해한다.
둘째, 내면의 불만이나 분노 등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남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행동으로, 사회와 조직 전체에 불안과 공포를 준다.
셋째, 자신의 목적을 위해 갈등을 유발하고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며 사내 정치로 오로지 자신이 목적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키거나 해롭게 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누가 봐도 분명 ‘컴퍼니 빌런’ 이 맞는데도 그런 빌런과 관계의 온도가 높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C 차장도 분명 B 대리 입장에서 보면 컴퍼니 빌런이 맞지만 그와 친한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럼, C 차장과 관계의 온도가 높은 사람들 모두를 컴퍼니 빌런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컴퍼니 빌런은 특정한 상황에 특정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과 관계의 온도에 따라 빌런의 정의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굳이 우리가 비난하거나 배척하지 않아도 컴퍼니빌런들은 결국, 조직을 떠났다는 것이다.
우리가 원치 않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건 어쩌면 인간으로서 당연한 행동이다. 더욱이 그 원인이 타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면 더욱이 그렇다.
어디, 어느 곳이든 우린 컴퍼니 빌런의 역습에 노출 되어 있다. 그러나, 컴퍼니 빌런으로 인해 내 감정의 온도와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마치 마스터요다 처럼, 스스로를 더 단련하여 자신감 있고 강한 모습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