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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배포 후 진짜 일은 시작된다

할수있는 것이 하나씩 생기는 순간

by 유앤나
보도자료 배포 후,
진짜 일은 시작된다



보도자료 배포 후 일은 시작된다.

기사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오전에 나온 기사가 오후엔 다른 매체에 변주되어 등장하고, 저녁엔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재해석된다. 그래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나서 더 바빠야한다.


우리 회사를 포함한 경쟁사들의 보도 배포량은 어떻게 다른지. 어떤 타이밍에, 어떤 메시지로 나가는지. 어떤 내용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도되는지. 기술 이야기인가, 투자 소식인가, 파트너십인가. 요즘은 누구의 코멘트를 더 많이 인용하는지도 본다. CTO인가, AIO인가, 외부 전문가인가. 글로벌 리서치社의 어떤 통계를 반영하는지. 가트너인가, 맥킨지인가, 우리가 아직 모르는 새로운 소스인가.

노출 상위 블로그에서는 어떤 부분을 공유했는지. 제목인가, 특정 수치인가, 비하인드 스토리인가. 구글과 네이버의 검색 비중과 레퍼럴 유입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매일 궁금해하면, 새로운 매체와 흥미로운 기획을 해볼 기회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경제지 두 곳에서 기획 기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물론 매체에서 요청한 게 아닌, 기획안으로 제안한 것인데 우리회사에 특정한 것이 아니라 '업계'의 시리즈로 기획해서 그 안에 우리회사가 포함되게 했다.


우리 회사와 더불어 이 산업에서 매력적인 소재는 무엇인가. 아직 다루지 않은 이슈는. 어떤 맥락과 연계하면 주목도가 높아지는가. 한 회사의 이야기만으론 기획이 되지 않지만 큰 틀 안에서 우리 회사의 사례를 배치하면, 가치가 생긴다. 기자도 원하고, 독자도 필요로 하는 기사가 된다.


그래서 의료 AI 분야에서 RA(인허가)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경제에서 다뤄졌는데, 대부분 RA는 의료 AI의 한계나 제약으로 여겨지지만 왜 이 규제가 중요하고, 규제를 해결해가는 경쟁력은 어떻게 다른지, 규제를 풀어가면 어떤 시장이 있는지 알릴 수 있었다. 또한 CFO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전략도 다뤄졌는데, 현재 숫자로는 나타나지 않지만 전망하고 해석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글로벌 흐름'에 대해서 인터뷰를 함으로써 미래 가치를 객관적 시선으로 보도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계속 학습하고, 알아채야 한다. 지금 기사를 보도해줄 수 있는 매체는 어디인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주제로 연결시킬 수 있는가. 매일 변해가는 살아있는 매체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오늘 회사가 속한 산업의 키워드를 검색해보면 안다. 그 사이 얼마나 새로운 이슈, 매체, 플랫폼이 생겼는지. 그들은 어떤 말을 듣고 싶어하고, 어떤 후속 이야기를 원하는가.


1. 독자의 눈으로

이 기사를 읽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우리 보도자료의 어떤 부분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가.


2. 기자의 눈으로

이 소재는 왜 지금 다뤄야 하는가. 이 회사의 이야기가 왜 더 큰 트렌드의 증거가 되는가. 기자는 단독을 원하지지만 맥락 없는 단독은 원하지 않는다. '최초'도 중요하지만, '왜 이게 중요한 최초인가'가 더 중요하다.


3. 기업의 눈으로

이 보도가 우리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단기적 노출이 아니라, 장기적 브랜드 구축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기사 건수 너머 우리가 원하는 포지셔닝을 만들어가고 있는가가 진짜 지표다.


나아가 PR은 반복이 아니라 갱신이다.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다르게 보는 것이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나서 묻자.

- 어떤 각도가 가장 많이 인용됐나?

- 전문지, 경제지, 종합지, 매거진은 각 어떤 제목으로 썼나?

- 그리고 기자에게 연락하자. 더 궁금한 부분, 필요한 부분에 대해 묻자. 꼭 회사 소식이 아니라 업계에 관한 것도 괜찮다고 덧붙이자.


독자의 눈으로, 기자의 눈으로, 기업의 눈으로. 보고 또 보면 매일 할 수 있는게 생긴다.

매일 궁금해하는 사람만이, 매일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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