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할 것 같지만, 의외로 좋아할 수도 있는 포인트는 뭘까
AI를 쓸 때 보통 이렇게 묻는다.
"내가 좋아할 만한 영화 추천해줘." "내 취향에 맞는 책 알려줘."
하지만 더 흥미로운 질문이 있다.
"내가 싫어할 것 같지만, 의외로 좋아할 수도 있는 포인트를 알려줘."
예를 들어, 공포영화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공포영화 중에서도 무서움보다 미스터리에 집중한 작품", "공포 요소가 있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 "공포영화의 촬영 기법과 음악이 예술적인 작품".
혹은 운동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운동이지만 경쟁 없는 것", "땀 흘리지만 명상에 가까운 것", "헬스장이 아닌 자연에서 하는 것". 포인트를 바꾸면 관점이 바뀐다. 관점이 바뀌면 경험이 달라진다.
싫어함을 해부해보자
우리가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할 때, 실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를 예로 들어보자. 정말 채소 자체를 싫어할까? 아니다. 어떤 아이는 질감이 싫고, 어떤 아이는 쓴맛이 싫고, 어떤 아이는 "먹어야 한다"는 강요가 싫은 거다. 그래서 같은 브로콜리도, 튀기면 먹고, 치즈를 곁들이면 먹고, 작은 나무라고 이야기하면 먹는다. 문제는 브로콜리가 아니다. 접근 방식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독서를 싫어한다고? 지루한 필독서가 싫었던 거다. 웹툰은 기꺼이 정주행을 하니까. 이 또한 독서다.
사람 만나는 게 점점 귀찮다고? 어쩌면 억지 친목이 싫었던 거다. 관심사가 같은 사람과 깊은 대화는 점점 좋아지니까.
요리가 싫다고? 재료 손질이 번거롭거나 쓰레기를 치우기 귀찮은거다. 접시에 담아서 사진 찍는걸 좋아하고, 음식 색깔의 구성도 의외로 즐긴다면.
춤 추는게 싫다고? 그럴리가. 흥얼거리고 리듬을 타면서. 또 사랑하는 사람과 힘껏 끌어안고 몸을 흔드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면 누가 보는 것, 잘 춰야 한다는 압박, 그게 싫었던 걸 테니까.
가장 큰 기쁨은 의외의 발견에서 온다.
"나 이거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이건 좋네?"
이 문장이 주는 기쁨은 특별하다. 고정관념의 감옥에서 한 걸음 나오게 될 테니.
그러니 AI에게 이렇게 물어보자.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싫어해. 근데 아침형 인간의 어떤 점이 나한테 맞을 수 있을까?"
"나는 계획 세우는 걸 답답해해. 근데 계획의 어떤 측면이 나한테 자유를 줄 수 있을까?"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야. 근데 함께하는 것의 어떤 점이 나를 더 충전시켜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고정된 자아상을 부드럽게 흔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렇게 묻는 것 자체가 우리를 더 유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나는 이래"라고 단정 짓지 않고, "나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어"라고 열어두는 것.
글쓰기. 증명같았던 순간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화에 가깝고, 더 재밌게 수다떨고 싶다.
달리기. 처음엔 평가 같았다. (몇 분안에 들어와야 하는) 하지만 지금은 산책이다.
타인을 이해하는 노력. 그만하고 싶을 때가 여전히 있지만, 나를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가끔은 자신의 "싫어함"을 점검해보자. 정말 싫은가, 아니면 싫다고 믿고 있는 건가. 대상 자체가 싫은가, 아니면 특정 상황이나 방식이 싫었던 건가.
그리고 AI에게, 혹은 친구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내가 싫어할 것 같지만, 의외로 좋아할 수도 있는 포인트는 뭘까?"
세상은 넓고, 변주는 무한하고, 우리는 계속 변한다. 어제의 "싫어"가 오늘의 "좋아"가 될 수 있다. 그 가능성에 마음을 열어두자.
의외성을 즐기자. 싫어하는게 적을수록, 아무렴 사는건 즐거워진다. 여러모로 그게 낫지 않은가.
1. 10년 전에 싫어했는데 지금은 좋아하는 음식이 있나요? (어르신 입맛이 되어버리고..)
2. "절대 안 입어"라고 했던 옷을 지금 입고 있진 않나요? (고무줄바지, 펑퍼짐한 스타일이라거나 아니면...)
3. 혼자 밥 먹는 게 슬프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혼밥이 가끔 자유는 아닌가요?
4. 예전엔 싫었던 그 사람이, 시간 지나니 괜찮은 사람이 되진 않았나요? (아니면 여전히 싫은가요? 그것도 괜찮습니다.)
5. 난 별로 관심없어- 라고 했던 게 지금 취미는 아닌가요? (낮잠, 등산, 주식, 뉴스보기, 꽃 사진 찍기라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