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그냥 설명을 위한 PPT는 없습니다
세상 어려운 설득
by Ilkown Kim Sep 4. 2019
오늘 일거리를 제안을 받았습니다. 유후 물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뭔가 소소하게 할 거리가 생겼다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요청사항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교육원 발표자료로 '브라질 리우 쌈바 카니발'에 대해 커버 포함 10장의 ppt 발표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너무 화려하지 않고 깔끔한 정도의 수준을 원합니다. 그리고 혹시 자료를 제가 찾아서 보내드려야 하는지, 자료까지 찾아서 작성해주신다면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X월 XX일까지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요런 제안이었습니다. 갑자기 저는 좀 황당했습니다. 뒷부분의 자료 및 가격 관련된 내용은 별도로 하더라도 단순 쌈바 카니발에 대해서 PPT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제가 아는 한 그냥 설명을 위한 PPT는 없었습니다. 모두 단순 설득을 위한 PPT였고 아니면 설명을 가장한 설득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사장님들을 위한 PPT에 단순 설명이나 강의는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요청하신 내용은 뭔가 내용이 더 있었을 거 같습니다. '리우 쌈바 카니발 분석을 통한 한국 축제 문화 분석' 이라든지 '전세계 카니발 문화 고찰을 통한 XX 문화제 운영 제언'과 같은 내용 말입니다. 그럼 말이 되는 설득을 위해서 PPT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제목과 목차입니다. 사실 흔히 말하는 윗분들과 사장님들이 설득해야 하는 '갑'님들은 전체 내용을 보지 않습니다. 미리 메일을 보낸다고 해도 보지 않습니다. 물론 가끔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하루에도 메일이 수백 통인데 그것을 어떻게 세세하게 다 읽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보고 자리에 들어오는 순간 화면이나 자료의 제목부터 봅니다. 제목이 단순 설명이다? 약간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내가 얘기한 것은 이것이 아니었는데...'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 다음으로 진도 빼기 쉽지 않죠. 목차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차는 제목을 설명하기 위한 논리구조입니다. 사실 잘 짜인 목차는 굳이 설명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목차에서 결정 날 수 있죠. 그래서 목차에 '서론, 본론, 결론'이렇게만 넣을 것이 아니라 작게 한두 줄 궁금해 할 수 있는 서프라이즈를 넣어야 합니다.
제목과 목차를 정했으면 그다음 중요한 것은 초반 드리블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초반에 미끼들을 던져 놓는 것입니다. 내가 설득하고자 하는 내용을 해야 하는 정당성을 초반부에 얘기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초반에 깔껀까야 하고 안 좋은 것은 안 좋다고 얘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그냥 막장으로 까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충분히 인정할 만한 숫자로 까야한다는 것입니다. M/S가 줄어들었다? 그럼 전 세계 공용으로 쓰이는 숫자를 들이밀어야 합니다. 어디서 찾냐고요? 컨설팅비를 주시면 알려... 쿨럭. 숫자로 까지 않으면 당합니다. 싸우자는 거죠. 상대방이 '앗'소리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고 기싸움의 최고조로 상승하는 시간입니다. 숫자가 자신 없다? 그럼 몸으로 직접 체험한 것을 알려주시면 됩니다.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조사한 거 말고요
초반에 기선 제압에 성공했으면 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그러나 9부 능선을 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실현 가능성이죠. 얼마의 리소스로 언제까지 하겠다는 것입니다. 리소스라는 것은 인력, 시간, 돈을 뜻합니다. 그런데 그냥 '요런 게 필요해요'라고 하면 설득될까요? 아니요. 반드시 경쟁상대를 얘기해줘야 합니다. '우리 말고 이 일을 할 수 있는 경쟁상대는 이 정도 리소스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디다.'라는 언급은 있어야 하는 거죠. 만약에 아무도 한 적이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라고요? 그럼 왜 내가 Only one인지만 밝혀주면 됩니다. 다만 그것의 Value를 확실하게 숫자로 인지시켜주면 되겠죠.
이렇게 PPT는 철저하게 설득을 위한 도구입니다. 설명을 가장한 설득이든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설득이든 결론은 설득을 위한 도구입니다. 주니어들이 제일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죠. 그냥 설명으로 끝나는 PPT입니다. 항상 반응은 So what?입니다. 최악의 시나리오이죠. 항상 기억하세요 PPT는 설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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