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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Jul 11. 2020

mosquitos

죠-타이거

 

 

 영국 남부의 어느 목장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만들던 프레디머큐리는 모기 두 방을 물렸다.

 

 스티브 잡스는 20대 청년 시절 창고에서 맥킨토시를 만들었고 2007년 여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아이폰의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리게 되었다. 두 번다 모기에 물리고 나서였지만 그것을 밝혀낸 사람은 아직 없다.

 

 무라카미 하루끼는 그리스의 섬, 시칠리아에서 비틀즈의 서전페퍼스론리하츠클럽밴드를 무한 반복하며 소설 노르웨이의 숲을 집필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시칠리아에는 유난이 모기가 많다. 하루끼가 시칠리아에서 모기에 몇 번을 물렸을까에 대한 이야기도 지구의 역사는 관심이 없다.

 

 그 후 2020년 7월 공릉동의 책방 지구불시착에서는 금요일의 심야책방 이벤트가 한 참이었다. 20명 조금 모자라는 인원이 모여 2시간 동안 하루끼처럼 소설을 써보는 프로그램이었다. 지구불시착의 책방 지기 죠-타이거는 그 프로그램의 이름을 하루만 하루끼라고 했다. 그는 하루끼처럼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그 꿈은 싶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기의 역사는 누구도 관심이 없다. 그것은 모기의 전략이기도 하다. 모기는 1억년 전 중생대 쥐라기 시절부터 강력한 번식 능력과 끈질긴 적응력으로 멸종을 극복하며 지구인의 골치거리 정도로 알려져있다. 인간은 피를 빨리고 그들을 매우 귀찮아 한다.  

 

 대한민국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괴짜 연구가는 문뜩 궁금해졌다. 모기가 흡혈을 하는 이유. 그는 모기에 물린 후 모기의 행방을 집요하게 추적하였으나 그것은 시작부터 불가능한 작업이었다고 2쪽에 걸쳐 포기의 이유를 밝혔으나 그 메모는 인류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필요한 절대적 가치가 있었다. 그걸 모르는 괴짜 과학자는 노트를 던져 모기를 잡는 것에 만족했을 뿐이었다. 

 

 


 땅 밑 3km 떨어진 지하에는 알려지지 않은 모기들의 세상이 있다.  모기는 인간의 피를 추출해 그들의 세계로 가져가 저장해 두었다. 그것은 인류 역사를 총망라한 거대한 양의 데이터로 기록 보관되어 있다. 모기는 흡혈 모기와 수혈 모기가 그룹을 나누어 인간 사회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들은 모든 인류를 대상으로 관리하며 흡혈한 피를 적당히 조합 구성해 인류에게 피해가 없는 피로 돌려주고 있었다. 인간이 알고 있던 신의 역할은 사실 모기의 역할이었다. 아이작 뉴턴과 아인슈타인 피를 주목할 만한 피로 분류하고 히틀러와 연쇄 살인범 존웨인 게이시의 피를 주의해야 할 피로 구분하였다. 모차르트와 바흐, 고흐의 피도 역시 예술가의 혈액으로 기록 보관하고 있었다. 

 

 죠-타이거를 관리하는 모기 1132는 그날 아주 분주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루끼 처럼 글을 잘 쓰고 싶은 죠-타이거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서 였다. 1132는 시칠리아섬에서 하루끼에게 투입했던 피를 찾아 혈액 도서관에 출납 페로몬을 기록하고 있었다. 디킨스와 도스트에프스키, 마크트웨인의 피를 찾아 추출하고 그것을 꼬리의 적혈 주머니에 담았다. 욕심이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평소보다 많은 양이었다. 꼬리 부분의 적혈 주머니가 크게 부풀어 올랐다.  비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스피드가 나지 않았고 피가 출렁일 때 균형이 흐트러져 급 커브 구간에는 주위를 기울여야했다. 개수대를 빠져나온 1132는 조심스러웠다. 그들의 오랜 기술로 배경색을 이용하여 눈에 띄지 않게 목표물을 향해 날았다.

죠- 타이거의 발목을 정확하게 조준했다.

 

 우리는 왜 천재가 되지 못하는가? 그것은 모기가 임무를 완수하기 전에 모기를 잡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우린 쫄보로 그저 그런 인생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975년 여름 영국의 어느 목장에서 프레디 머큐리는 록 역사를 장식할 보헤미안 랩소디의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올랐다. 

 

프레디를 관리하던 모기 7756은 프레디에게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피를 수혈하고 돌아가던 길 하수구의 좁고 어두운 통로에서 그의 친구 8897을 만났다. “어디가 친구?” “폴 프렌터에 여성호르몬의 양을 늘리기 위해 안젤라의 피를 가져 왔네. 프레디와 같이 있겠지?” “어 그렇군 그런데 자네의 비행이 좀 불안해 보이는데 거기까지 날아갈 수 있겠나?” “좀 무리해서 피를 가져왔더니 비행이 좀 불편하군 그래도 어쩌겠나.” “조심하게 8897 아 프렌터는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있네. 그리고 곧장 날아가게. 고마워 7756”

 

 프렌터는 피곤하듯 프레디에게 오늘은 그만 쉬자고 했다. 그러나 프레디는 모처럼 아이디어가 솟구쳐 멈출 수가 없었다. “오늘 난 이 곡을 완성하고 말겠네. 자네 먼저 들어가게나 폴” 하는 수 없는 듯 폴은 크게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프레디는 돌아서는 폴에게 “폴 조금 쌀쌀해지는데 자네 재킷을 좀 빌려주겠나?” 폴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다며 한쪽 눈을 찡긋 감았다. 프레디는 폴의 재킷을 받아 입고 작업에 몰두했다.

 

 허벅지에 따끔함을 느끼고 서서히 가려워지기 시작한 프레디는 이상하고 야릇한 정도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프레디는 방으로 돌아갔다. 침실에는 폴 프렌터는 웃통을 벗고 자고 있었다. 프레니는그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봤다. 인기척에 놀란 프렌터에게 프레디는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재킷에서 향기가 나네. 이토록 매혹적인 향기는 처음이네” 프레디는 콧수염을 들척이며 폴프렌터의 재킷 냄새를 들이켰다.

 

-끝-


by 죠-타이거

instagram @illruw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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