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by 일루미


달이 기운만큼 우린 멀어져


안타깝게도 그 사랑 쉽게 흔들리더라


밀밭 나르던 까마귀 눈알 파먹을 때마다


자꾸만 흐려지는 네가 돌아올 길 위로


떼 진 수선화는 무더기로 쏟아지고


내 팔은 꺾이고 찢겨 반기지는 못하지만


몸살 나도록 썼다 지운 이름 하나 있어


면도날 같은 겨울바람에도 이렇게 서 있다


그리움이 사라지는 날이면 속기침도 멈춰


네 눈에는 한 줌의 지푸라기로 보일지라도


새로운 생애에는 그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


영원으로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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