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것의 그리움
요즘처럼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추운 계절이 되면 차라리 더운 여름이 낫다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막상 더운 여름이 오면 추운 날 유난히 맛있는 길거리 어묵의 따뜻함과 하얀 눈이 그리워지겠지요.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오면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생각나요. 하지만 요즘 겨울과 여름 사이의 봄은 움츠러든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기에 너무 짧게 지나가 버리네요.
계절은 그리움을 품고 있나 봅니다.
매년 물드는 단풍이고, 매년 피어나는 꽃이고, 매일 부는 바람인데 유독 한 계절이 지난 다음 생각나는 이유는 올해가 가고 내년이 오면 다시 볼 수 있더라도 지나버린 그때와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지나간 계절의 어느 것들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지금의 이 계절도 언젠가 그리워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