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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hwa Nov 08. 2015

가을 여행

갑사 가는 길

충청남도 공주, 계룡산 자락에 위치한 '갑사'는 우리나라의 많고 많은 사찰 중에서도 '갑'이라 그 이름이 '갑사'란다. 이 무슨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란 말인가. 어쨌든 가을비가 내리기 전, 그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도 비교적 가까운 곳이고, 왠지 그 곳에 가면 너무 짧아져 느낄새 없이 지나가 버리는 가을의 풍경을 제대로 느끼고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계룡산  입구에서부터 갑사까지 올라가는 길에 서 있는 은행나무들은 노란 계절의 옷을 입고 눈이 부시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역시나 '갑'의 자신감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가을의 풍경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산'엘 가야 하는 것 같다.

화단에 피어있는 꽃처럼 아기자기한 모습의 갑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나오는데, 이틀을 머무는 동안 매일 신흥암이라는 곳까지 올랐다.(갑사에서 정상까지 거리의 3분의 1쯤 될까..) 등산화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있어서 높이 올라가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떨어진 낙엽으로 인해 매우 미끄럽다.) 그래서 슬렁슬렁 여유롭게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고 만족해했다.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 있는 산의 모습과 떨어진 낙엽은 한 계절이 가고 또 다른 계절이 오고 있음을 나지막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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