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낼 수 없는 편지
내 편이 아무도 없다 느껴져 서럽게 울던 그 날, 내가 당신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 “그래도 네가 나보다는 낫잖아.”라는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은 나의 편일 거라는 것을, 외로웠던 그 밤 함께 속상해주고 마음 아파하는 누군가가 있음을 그래서 외로워하지 않아도 됨을 확인받고 싶었을 뿐 이었다.
속상한 마음에 쏟아냈던 눈물 섞인 이야기들을 들어만 줘도 충분했던, 그것만으로도 괜찮았을 그 밤, 나의 힘듦이 당신에겐 고작 아무것도 아닌 투정이 돼버린 것만 같아 나는 더 서럽게 울었다.
당신을 보며 너무 힘든 사람은 되지 말자 싶었다. 가진 상처가 너무 아파 다른 사람의 아픔이, 힘듦이 가볍다 여겨지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자 했다.
이제와 생각하니 한편 그런 위로의 말밖에 전할 수 없는 당신의 마음이 안쓰럽다. 더 이상 당신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없지만 그저 그 힘든 짐을 조금은 내려놓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