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그림자
문득 마음에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를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그것이 자신에 의한 것이든, 상황에 의한 것이든 보여주고 싶지도, 또 보고 싶지도 않아 외면해버리고 만다.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림자'다. 빛을 멋지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밝음이 더 밝게 보이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림자 그리고 어두운 부분의 표현을 잘 해야 한다. 어두운 부분이 더 깊고 단단해질 때 밝은 부분이 더 밝게 보이고 그림의 깊이감도 더해진다.
하지만 정작 그림을 바라볼 때 그림자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음의 그림자도 그렇지 않을까. 마음속 깊이 그리고 구석진 곳에 자리한 그림자는 나를 더 단단하게, 더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
눈 앞에 해가 밝게 떠오를수록 내 뒤에 그림자는 더 깊고 진하게 드리워진다는 것을 항상 잊어버리면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