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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하고 아름다운 Jul 15. 2021

아무것도 아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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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달려가고 있는데 주저앉아 앞서 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 일은 조금 고통스럽다.

앞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지 않고 

그냥 주저앉아 땅바닥이나 하늘을 보고 누워 있으면

내 시간과 공간에 싸여 흙냄새도 맡고 그제야 느껴지는 옅은 바람도 알아챌 수 있을 텐데.

안 뛰어도 상관없는데 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다 보면 나도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아 초조해진다.

뭔가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도태된 내게 스스로 가해를 하는 기분이 든다.

이미 도태되어버린 내가 지금 일어나서 뛸 힘도 없는 상태로 할 수 있는 건 외면하기와 내 속으로 더 파고들기 밖에 없다.

그래서 모든 sns 앱을 핸드폰에서 지웠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맨날 들여다보던 것들에서 조금 자유로워지니 내 시간과 내 공간이 조금은 생긴 기분이다. 그곳이 나만 있는 외로운 구석진 공간이어도 지금은 그게 편할 것 같다.

아직 나를 내려놓지 못하는 게 스스로에게 제일 지친다.

아무것도 아닌 나에게 자기혐오를 하지않고 좋아하기란 정말 어려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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