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Cicciolina on the car

by 이상하고 아름다운


"언젠가는 그림책을 꼭 만들려고요."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책을 만드는 것은 해외여행을 꿈꾸는 것처럼 최종 목적지는 아니어도,

한 번쯤 인생에서 해봤으면 하는 일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걸 만들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면 나는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걸까?

어떤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고 싶은지, 구체적인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막연한 희망은 어떤 걸로도 발현되지 않는다.

막연함은 막연한 아쉬운 꿈으로만 남는다.

뭐뭐 했었더라면.. 뭐뭐 할 텐데

같이 말이다.

조금은 구체적으로 다가가 보자.

찌쫄리나

<안녕 찌쫄리나>

<동물원 하루>

<서울의 들개>

<도시의 동물, 식물>

<숲> Into the Woods

<가정으로서의 가족>

<시끄럽고 냄새나고 무기력한>

<불안>

<하루치 걱정>

<위기탈출 박정은>


내가 생각한 이야기들의 소재와 주제들이다.

아직은 아무것도 이야기가 되지 못했다.

어떤 것은 10년 전부터 어떤 것은 최근에 부쩍 많이 생각한 것들이고

계속해서 내 마음속? 머릿속? (마음속과 머릿속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내 언어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끄적여 보기도 하고, 관련된 책들을 읽기도, 막연한 연관성을 다른 창작물에서 찾기도, 사진을 모으고 있기도 하다. 천천히 하는 리서치를 하고 있다.

그중에는 언어로 다듬어 진 것도, 이미지가 떠오른 것도 있다.

사실 조금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작업을 해야 결과물이 나오리라는 것을 잘 안다.

그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작업을 하게 되기까지의

마음을 머리로 구체화하는 과정을 찾아 나서야 한다.


세상으로 이야기가 돼서 나와야 하는 이유는 뭘까?

내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주고 공감해 주었으면 혹은 나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이야기가 가길 바래서이겠지.


어딘가 적어놓은 것들이 더 많은데 지금 몇 주째 아니 지난달부터 정리되지 않은 나의 집처럼

내 머릿속은 엉망이다.

포스트잇 더미와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그리고 프로젝트를 위해 프린트한 종이 쪼가리들

각종 메모와 파일들 누가 와서 파일을 다 정리해주고 다 정리된 곳에 들어오고 싶다.

그런데 정리는 청소와는 달라서 누가 대신해주기도 어렵다.


내 생각도 타인이 내 머리로 들어와 정리를 해주기 어렵다.

나만이 알 수 있고, 보이지도 않으니 크기별로, 색깔별로 정리를 할 수도 없다.

이야기가 보여질 수있게 주변을 맴돌자. 소재를 먼저 보았다면 주제를 찾아나서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리고자 하는 욕망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한 도구로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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