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몸이 아파서 일을 계획대로 못했다가 그 아쉬움 때문인지 죄책감 때문인지 마음의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았다.
이런 일은 주기적으로 돌아온다.
언제나 돌파구는 있다.
하지만 그 모습은 매번 다르다.
어떨 때에는 한 알의 초콜릿이고 어떨 때는 친구와의 수다이다.
여행 계획일 때도 있고 간단한 외출일 때도 있다.
돌파구가 다른 모습이라는 건 약해진 마음에 좋지 않은 것 같다.
전에 잘 먹힌 방법이 안 먹혀서 더 막막해지기 때문이다.
"이걸로도 안된다면 방법이 없는데..."
이런 식으로 늪에 빠져 돌파구를 찾는 힘도 사라진다.
이번 돌파구는 달리기였다.
먹어보고 싶었던 맛있는 케이크도 안 먹혔을 때는 정말 막막했지만 마침내 찾았다. 심지어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있긴 하는구나. 정말 반가웠다.
저장해 놓은 개그 애니메이션을 틀면서 뛰었다.
애니가 웃겨서 실실거리기도 하고 기분이 풀리는 느낌이 좋아서 실실거리기도 하고.
(아마 이상한 모습이었겠지만 나는 맨 끝에 있었고 옆에서는 가족이 뛰고 있었으니 괜찮았을 것이다)
다 털어버리고 다시 일상을 시작했다.
다음에는 또 달리기가 안 먹힐 수도 있지만.
그래서 또 힘들다고 앓아누울 수도 있지만.
어딘가에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