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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뽈래빗 Jul 20. 2021

뉴 노멀이 된 '소액 후불결제'

신용도 필요없어요.

BNPL의 급성장

전세계적으로 BNPL(Buy Now Pay Later - 지금 구매하고 나중에 결제하는 서비스)시장이 핫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라고 칭하는 이 서비스는 호주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고, 현재 영국을 비롯한 유럽, 미국, 일본까지 BNPL 서비스 공급자가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그 시장도 무한 성장 중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호주의 Afterpay, 스웨덴의 Klarna 등 이들 기업이 여러 나라에 이 서비스를 제공중이며 2020년도 기준 스웨덴은 전체 전자상거래의 23%, 독일은 19%로 이 서비스가 처음 시작했던 호주(10%)보다도 훨씬 인기다. 미국도 작년대비 200%이상 시장이 성장중이며, MZ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출처: https://www.paymentscardsandmobile.com/


비즈니스 모델

BNPL 공급자는 소비자대신 가맹점에 100% 쇼핑금액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2주 단위로 4회 무이자로 지불한다. 호주는 월급이 아닌 2주급여가 일반적이라서 이러한 모델이 처음 나왔을 뿐 현재는 다양한 지불방식이 있다. 소비자는 BNPL 신청 즉시 사용 가능하고, 일정기간 내에 지불하지 못하면 연체료를 내야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 쓸 이유가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용카드 이자 대신 연체료가 있을 뿐, 내 신용도 없이 한도 내에서 쓰고 기한내에 지불하면 되니까 말이다.


수익은 어떻게? 고객의 연체수수료도 있지만,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사실 주된 수익원이다. 일반적인 카드 수수료보다 2배 이상 비싸다. 어찌보면 간편결제의 또다른 옵션일 뿐이고, 이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불결제사업은 고객과 가맹점, 네트워크 사업이기 때문에 고객을 많이 유치할수록 가맹점도 많이 유치할 수 있고 수수료 수익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출처: Reserve Bank of Australia


BNPL을 만약 제공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직불카드나 신용카드를 쓰겠다는 대답도 있었지만, 17%는 취소를 하겠다고 한다. BNPL이 과소비를 정상화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신용카드도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BNPL은 신용의 대체수단으로서 결제의 편리성까지 제공하니 오늘날 디지털 결제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 것 같다.


출처: RBA



Apple까 합세

애플도 7월14일 애플페이에서 BNPL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신용카드 제휴사인 골드만삭스와 함께. 애플페이에서 BNPL서비스를 사용하는 이들을 신용카드 발급 잠재고객으로 할 수 있고 페이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 형성에 애플 역시 가세했다고 봐야겠다. 어쨌든 이로 인해 BNPL서비스를 제공하는 Affirm, Afterpay등의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는데, 이제 BNPL이 핀테크만의 서비스를 넘어서 전자상거래나 지불결제 사업에 관심있는 모든 이들의 부가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규제가 없는 한)


네이버페이가  스타트

우리나라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올해 2월 소액후불결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후 4월부터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사업자인 경우 원래 현금을 미리 충전한 후 충전된 금액 한도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하였으나,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여전법상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지않고도 월 최대 30만원까지 후불 결제를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카카오페이도 하반기에 교통카드에 후불기능(월 최대 15만원)을 추가하여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해외와 달리 관련 법이 없어도 신용기능을 일부 탑재한 이러한 소액후불결제 서비스를 여전법상의 신용카드업과 배치된다고 판단하고 혁신금융서비스 제도를 통해서 가능하도록 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핫한 서비스를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나 할 수가 없다. 또한 개인별 한도를 현재 30만원으로 설정해놓았는데, 해외 BNPL의 경우 $1,000~ $2,000에 비교하면 정말 정말 소액이다.


물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도 이러한 트렌드를 이미 캐치하고 2020년 후불결제업무를 포함시켰으나,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은 현재로서 앞으로의 향방은 모르겠다.

금융위 보도자료(2020.07) 일부 발췌


쿠팡의 '나중결제'는?

우리나라는 아직 유행전이고, 그 틈을 타서 금융업자가 아닌 전자통신사업자인 쿠팡이 현재 월50만원을 한도로 '나중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직매입 상품에 한해 상법상 상품매매계약 형태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혁신금융서비스 제도와 별개로 가능하다;;) 다른 이커머스들도 이러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게될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사실 이럴땐 쿠팡처럼 빠르게 치고나가는게 답일지도,,,)


부채같지 않은 부채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 늘 그에 대한 규제는 뒤따라오기 마련이나, 아직 BNPL공급자를 신용기관으로 정의하는 나라는 없다. 이러한 대체금융 형태가 과연 사회적 효용을 불러일으키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의 행동심리에 기반하여 부채같지 않은 부채로서 무담보 신용시장의 파이를 키우고있는 건 확실한 것 같다. 특히나 코로나 수혜를 받으며 급격히 판을 키웠고, 월급은 줄어들었지만 필수품(식품, 생필품)이 아닌 패션과 뷰티와 같은 비필수품을 여전히 소비하고 싶은 사람의 욕망에 참을 필요없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라고 부추기는 한줄기 빛이랄까. 핀테크가 이렇게 사람들이 환호하는 모델을 서비스하고 있는 사이, 금융회사는 점점 고리타분한 '윤리적 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채 이러한 '뉴노멀' 제휴사로서 조연자로 남아있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뉴 노멀이 된 BNPL이 우리나라에서도 핫할 수 있을까? 신용카드 사용 및 전자상거래 결제 부문에서 전세계적으로 탑인 우리나라에서 '30만원' 한도의 후불결제는 얼마나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물론 BNPL을 국내에서 하겠다는 핀테크가 나오고 있고, 내년에 카카오페이에서도 정식으로 BNPL을 할 계획이라고 하니(아마도 전금법 개정이란 전제하겠지;;) 얼마나 붐업이 될지는 후불결제 '한도'와 편의성에 달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람의 욕망과 이에 기반한 행동경제 양상은 국적에 관계없이 다 똑같지않을까 싶다.

 

(참고: RBA의 BNPL분석 자료(Developments in the Buy Now, Pay Later Market), Analyzing the Impacts of Financial Services Regulation to Make the Case that Buy-Now-Pay-Later Regulation is Fai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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