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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뽈래빗 Aug 13. 2021

국내 메타버스 열풍의 이면

금융이 진입하기엔 너무나 먼 메타버스

메타버스가 뭐길래

최근 포트나이트에서 Ariana Grande가 콘서트를 했다. 지난번 Travis Scott 콘서트에서 1,230만명의 팬을 모으며 재미와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받은 포트나이트가 이번에는 "Lift Tour"라는 형식으로 아리아나 그란데 가상 콘서트를 꾸몄다. 아리아나 그란데 사이에서 게이머들은 하늘의 거품속을 걷고, 무지개 라마를 타고 구름을 통과하며, 아리나아 그란데를 따라 미로를 통과하는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물론 아직 VR헤드까지 동원한 콘서트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서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호평일색이다.


Ariana Grande at Fortnite


메타버스, "3D 엔터테인먼트 및 소셜미디어"

메타버스의 정의는 가공, 추상을 뜻하는 Meta와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라고 알려져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포트나이트의 제작사 에픽게임즈의 CEO Tim Sweeney가 "실제 사람들이 함께 3D 시뮬레이션에 들어가 모든 종류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실시간 컴퓨터 기반 3D 엔터테인먼트 및 소셜미디어"라고 설명한 메타버스의 정의가 오히려 쉽게 느껴진다.


미래지향 이미지를 위한 메타버스 소비

국내 금융권에서도 메타버스는 매우 핫하다. 메타버스 펀드, ETF 등이 출시되었고, 메타버스 관련주가 실적에 관계없이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기대감이 모두 반영된 모습이다. 또한 많은 금융회사가 마치 메타버스에 올라탄 것처럼 홍보하는 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온다. 실제 살펴보면 메타버스로 고객과 소통을 위해 무엇을 한다기보다, 사내행사, 취업특강 등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이프랜드, 게더타운 등)에서 했다는 홍보성 기사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MZ세대 공략 및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위해 금융권은 단순히 메타버스 열풍을 소비하고 있는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카카오뱅크나 토스처럼 이미 MZ세대를 타겟으로 기반을 잡은 회사들은 메타버스로 홍보하지 않는다. 본래는 금융이 메타버스라는 소셜미디어를 만나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유튜브와 같은 채널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접근하기를 기대했다.(그러기에는 시간이 없었나보다.) 현재로서는 메타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치부하고 가상 공간을 만들어 체험해봤다 또는 고객에게 우리도 메타버스에 이렇게 관심있다고 홍보하는 것이 CX관점에서 어떠한 효익을 주는지, 고객은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아쉬울뿐이다.


왜 우리나라에서만 핫할까?

메타버스가 금융과 관련된 해외 사례를 뒤적여도 좀처럼 나오지않고,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이렇게 핫한 이유가 무엇인지 한참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블로그의 메타버스 마켓 맵을 보고 깨달았다. 이 영역은 아직 금융권이 들어갈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반면 우리나라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뭐라도 엮어서 홍보해야한다.)


메타버스의 가치사슬에 대해 설명한 블로그를 보면, 메타버스는 경험, 발견,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공간 컴퓨팅, 탈중앙화, 휴먼 인터페이스, 인프라로 구성된다. 금융은 이중 어느 것과도 맞닿아 있지 않다.


1. 인프라, 휴먼 인터페이스, 공간 컴퓨팅

메타버스가 형성되는 기본적인 인프라에 해당하며, 기술적인 부분이다. 금융과 전혀 상관이 없다.

2. 탈중앙화

엣지 컴퓨팅, 블록체인 등이 관련이 있으나, 금융권은 아직 그 기술과 거리가 멀다. 또한 가장 중앙집중화된 시스템 및 레거시를 지닌 분야가 금융이므로 오히려 배치되는 부분이다.

3.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콘텐츠를 활용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기존의 플랫폼 경제를 지나 콘텐츠 창작 경제로 변화하는 트렌드이기도 하다. 로블록스에서 게임제작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10대들이 바로 이러한 크리에이터다. 그러나 금융은 여전히 일방향으로 상품을 제공할 뿐 양방향으로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구현되는 시스템이 아니다.

4. 경험과 발견

메타버스에서는 물리적 공간을 벗어나 가상공간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게임, 음악, 쇼핑 등의 경험이 풍부해진다. (콘서트 1열을 앉기 위해 광클을 할 필요가 없으며, 각자 개인화된 공간에서 몰입하여 체험할 수 있다.) 또한 언제든 실시간으로 존재하는 커뮤니티에 참여하여 콘텐츠를 함께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실시간 소셜 네트워킹"이 가능해지고 커뮤니티 형성이 활발해진다. 최근 금융에서도 SNS나 소셜 트레이딩과 같은 트렌드가 더해지고 있으나, 그러한 트렌드가 아직 유효하지 않고 유튜브나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도 인플루언서의 장일뿐, 커뮤니티 역할은 아니다. 따라서 이 부분 또한 금융과 거리가 있다.


메타버스의 가치사슬과 생태계 이해하기

결국 금융권이 할 수 있는 것은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경제 측면인데, 블록체인, 가상자산, NFT 등 관련회사들이 역할을 하고 있다. (메타버스 생태계 다이어그램 참고)


기존의 레거시를 지닌 금융회사가 진입하기에는 결이 맞지 않아 보인다. 금융회사가 가상자산도 다루고, NFT 플랫폼에 참여도 하는 등 진화(?)한다고 한들 기본적으로 메타버스의 가치(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 소셜 등)와 거리가 있기 때문에 효용성 및 시장역학적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금융권에서 메타버스와 관련하여 연일 미디어에서 쏟아지는건 아마도 트렌드에 민감해서, 향후 긍정적인 전망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든 접목시키려고 하는게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무미건조한 비대면 계좌개설을 좀 재미있게 설계할 수는 없을까, 10대를 위한 금융교육을 메타버스에서 할 수는 없을까 등 금융권에서도 다양한 측면으로 접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가치와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생각해보면, 기존의 금융과는 합이 맞지 않는 영역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트렌드에 민감해서 뭐라도 시도해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좀더 깊이있는 접근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팀 스위니가 말한 "3D 기반 엔터테인먼트 및 소셜미디어"가 실제 사람대신 아바타로 분장하고 가상세계에서 대신 업무를 처리하고, 교육을 받는 등 현실세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가상공간에서 대체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물론 팬데믹 기간이라서 그러한 시도는 해볼 수 있으나, 이것 또한 지나갈테니 그때에도 메타버스가 진정한 가치를 빛내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혹시나 제페토나 이프랜드를 아직 접하지 않았다면 참고가 될까해서 끄적였다.


현재 국내에서 활성화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네이버Z가 운영하는 제페토와 SKT가 운영하는 이프랜드가 있다. 그래서 대부분 홍보기사에서도 이 두개의 플랫폼이 등장한다. 각각의 차이를 보면 이렇다.


1. 제페토

제페토의 경우 주요 사용자가 10대이므로 기업들의 마케팅 주요 타겟 고객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메타버스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제페토는 모든 기업들이 제휴하고 싶은 플랫폼으로, 모두가 일단 줄을 서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스타일TV가 제페토에서 5분만에 15,000대가 팔린다한들, 10대가 실제 가정에서 TV를 구입할 때 영향력있는 타겟인지.)


제페토에서 가상공간이든 브랜드 아이템이든 무언가를 만드려면 빌드잇 프로그램을 사용해야한다. 빌드잇 제작을 할줄아는 직원이 있을리는 없고, (있다면 그 직원 격하게 아껴줘야한다. 트렌드에 맞춰 스스로 배웠을테니, 얼마나 훌륭한 직원인가!) 업체를 찾아서 비용을 들여서 맵을 제작하고 제페토 플랫폼에 신청해서 올리면 된다. (심사과정이 있기는 하나, 단순 프로세스인 것 같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맵 제작을 할 때 고객경험을 고려하고 설계할 수 있을지다. 빌드잇이라는 정해진 툴로 단순 가상공간을 설계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커스터마이징이 될지. 결국 우선 고려되어야할 고객경험이나 콘텐츠 없이, 단순히 3D 기반의 가상공간 설계라는 위험한 작업을 하려고 한다면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2. 이프랜드

이프랜드의 차별점은 편리한 밋업기능이다. 줌처럼 파일을 공유할 수 있고, 130명까지 수용가능한 방에서 회의를 진행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중요한건 무료다. 제페토와 비교하면 맵을 제작하지 않아도 되니까 비용, 프로세스 측면에서 편리하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8월13일 기준, ios 버전이 없다.


금융권에서 이프랜드에서 행사를 했다는 홍보 기사가 나오면, 갤럭시 유저만 있는건지, 아이폰 유저는 제외한채 그냥 기사를 위해 행사를 한건지 의심된다. 7월에 출시되어 홍보를 많이 하고 있으나,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재미나 체험요소보다는 실용적이라는 것, 그만큼 제한적이다.


어쨌든 이 두 플랫폼을 모두 사용해본 유저 입장에서 메타버스의 가치사슬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이들이 과연 메타버스 플랫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메타버스가 다음 소셜미디어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 하에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우리는 어떤 새로운 경험과 발견을 하게될지 궁금하지만, 나로서는 아직은 그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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