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펫로스 증후군

내 고양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by 흐를일별진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아파하고 충분히 떠올려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심장에 돌덩이가 내려앉는다. 물이 꽉 찬 욕조에 누워 서서히 몸이 아래로 가라앉는 것처럼, 숨을 참고 하나둘 숫자를 세던 것이 40을 넘어갈 때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힘들어진다. 그 압박을 견디기가 힘들어, 심호흡하듯 숨을 몰아쉬면 가슴 어디쯤 숨이 걸려 멈춰 버린다.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숨은 한숨이 되어 터져 나온다.


내가 슬퍼하면 가던 길 다시 돌아볼까, 꾹꾹 감정을 누르던 것이 혼자 남으면 답답함으로 티가 난다. 본가에 있는 작은 고양이(칠석)는 낮 동안 집에 있는 사람이 반가운지 늘 내 곁을 지키고 있지만, 그 아이가 사랑스러울수록 떠나보낸 대근이가 생각난다. 감정을 피하는 게 능사가 아님을 알기에 글로써 그리움과 슬픔을 표현해 보고자 하지만, 고작 이 몇 줄을 쓰는 데도 한 시간이 걸렸다. 참으로 지랄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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