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책읽기를 좋아하게 된 시절은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모님이 사주신 한국 전래동화 전집, 세계 명작 소설 전집, 어린이용 과학 생물 전집에서 시작된 책 읽기는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들의 세계로 옮겨가 그 세계를 넓히고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지금의 나는 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주로 문학이 아닌 책들을 읽는다. 하지만 시작은 상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책읽기의 행복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시작해서 베르나르의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처럼 상상하지도 못했던 환상의 세계를 문학을 통해서 탐험하는 행복과 재미가 나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려주었다. 지금은 거의 문학을 읽지 않지만 만약 그 시절 누렸던 책 속의 환상적인 상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흥분감과 생경함, 두근거림을 알지 못했다면 지금 책을 즐기는 독자라는 나의 분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과거의 내가 문학 속 환상의 세계, 상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행복을 누렸다면 지금의 나라는 독자는 현실의 세계를 책을 통해 탐험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모르던 것을 알게 되고, 현재 처해있는 세계의 범위를 넓히게 되고, 나와 다른 누군가의 세계를 훔쳐보는 즐거움. 그 행복은 문학 속 상상의 세계를 탐험하는 즐거움에 뒤지지 않을 만큼 짜릿하고 흥미롭다.
나는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나는 궁금한 것이 생기거나 호기심이 생기는 분야가 생기면 바로 관련된 책을 찾아본다. 책은 알고 싶은 것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수많은 정보들은 단편적인 호기심 충족에 그치지만 책은 지은이의 세계가 통째로 담겨있기 때문에 내가 알고 싶은 것에 대한 대답은 물론이고, 그 분야에 대한 더 넓은 시야와 해결책,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세계까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모르던것을 알게 되고, 세상을 알게 되며, 앎이 확장되는 그 과정에서 나는 기쁨을 느낀다.
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
나는 채식주의자이다. 내가 처음 비건이라는 개념이나 동물 복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요리를 멈추다>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통해 고기나 우유, 달걀을 먹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비건과 동물복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서점에서 관련된 책들을 모두 찾아 읽고,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찾아 보기 시작했고,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그 책들에는 내가 모르던 정보들이 가득했다. 음식 속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에 의해 희생되는 동물들의 권리, 공장식 대량 시스템에 운영되는 축산 산업의 폐해 등 내가 모르던 정보들이 가득했다. 그런 정보들을 알지 못했다면 나는 내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내 식탁에 오르게 되었는지 영영 알 수 없었을 것이고,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정보는 지식이 되고, 지식은 지혜가 되어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책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의 창고이다. 나는 그 창고를 열어 보물같은 정보들을 찾아내고, 잘 닦아 나와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책을 읽는다.
나는 변화하기 책을 읽는다
사람은 외부자극과 의지, 그리고 이유가 없으면 변하지 않는다. 보던 대로 보고, 듣던 대로 듣고, 말하던 대로 말하고,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며 따라서 살던대로 살게 된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이라는 외부자극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보고, 내가 못보던 세상을 엿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가 발담고 있는 아주 작은 세계 너머에 어떤 세계가 있는지 조그만 원 밖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이 확장되고 성장하기를 바라며 자신의 세계를 넓히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수단은 여행이 될 수도 잇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특별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이나 사람, 특별한 경험은 인생에서 내가 원한다고 자주 만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내가 펼쳐서 읽기 시작하면 그것은 내 삶을 변화시키고 나라는 존재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자 경험이 될 수 있다. 나는 적극적으로 나라는 존재를 변화시키고, 세계를 확장시켜 뿌리를 넓히고, 더 높이 더 넓게 자라나고 싶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나는 타인을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다
세계에는 70억이 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70억의 사람들은 저마다 독특하고 존귀한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이 살고 있는 특별하고 존귀한 삶은 때로 책이 되어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특별하고 존귀한 삶을 내 책상에 앉아 만날 수 있다. 이 얼마나 특별한 만남인가. 서로 언어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르고 하는 일이 다르고 생각이 다른 타인의 삶을 한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특별한 경험인지 새삼 깨닫는다.
나는 그들의 특별하고 존귀한 삶에 초대된 손님이고, 그들의 세계에 동참할 수 있는 친구가 된다. 한번도 본적 없는 누군가가 펼쳐놓은 생각들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특권. 그 특권을 누리기 위해 나는 책을 읽는다.
나는 책이 좋아 읽는다
나는 책이 좋다. 왜 좋은지 구구절절 써보았지만 그런 이유들을 다 제쳐두고 그냥 책이 좋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데 이유를 댈 필요가 없이 책이 좋다. 책은 하나의 세계이고, 타인이며, 나이다. 그렇다. 책은 그 책을 쓴 지은이의 것이기도 하고, 그 사람의 세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의 책이기도 하고, 나의 세계이기도 하다. 세상에 1권의 책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그 책을 읽는 사람만큼의 다른 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책은 네가 읽은 책과 다른 책이다. 그렇다. 나는 책이 좋아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