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일이 너무 많아 지쳐요

일에 지쳐 가장 중요한 걸 놓쳐버린 너를 위해

by 열매한아름

어렸을 때부터 교회 다녔던 언니(누나)도 그랬었어. 아주 작은 교회에 피아노를 칠 줄 아는 사람이 초등학교 6학년인 나 한명 뿐이어서 교회의 모든 예배 반주를 나 혼자 다했었지. 음악을 전공하게 되면서 언니는 어느 교회를 가든 성가대 지휘, 찬양팀 인도, 주일학교 교사, 싱어, 반주, 예배 디렉터 나중에는 새가족팀까지 맡아서 하고... 하여튼 교회 일이란 일은 다 했었던 것 같아.

부모님이 교회를 다니시니까, 나는 교회 기숙사에서 혜택을 받고 있으니까, 어렸을 때부터 그래왔으니까, 음악을 전공했으니까 당연하게 했던 것 같아. 그래도 언니는 감사했던 게, 내가 반주를 자꾸 실수해서 예배가 끊어지거나 하는 일들이 있어도 어른들이 격려해주시고, 열심히 한다고 예뻐해주셨었거든. 그래서 어렸을 때는 칭찬 받는게 좋아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 교회 가면 동생들 친구들이랑 주일 준비하고, 같이 연습하고 하는 시간들이 즐거웠으니까.


그런데 요즘 개인주의가 만연해지면서, 서로에게 신경 쓰지 않게 되고, 예배만 끝나자마자 다 각자 뿔뿔이 흩어지고 잘 모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잖아. 다들 바쁘지. 각박해진 것 같아. 예전같은 정겨움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 사실은 다들 여전히 순수하고, 여전히 함께 하고 싶으면서도 말이지. 일을 하더라도 함께 하면 즐거운건데,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지는 않니?


넌 교회를 왜 가니?


넌 왜 교회 일을 하니?


시키니까? 아무도 할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데 있지... 빈 자리는 생각보다 쉽게 채워진단다.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세워가시는 걸 많이 느껴~ 내가 없으면 안될 것 같았는데, 내가 사라진 그 자리에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던 어느 누군가가 그 자리에 와서 배우고 자라가고 채워져 가고...


왜 성경에 보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실 때, 로마 병정들이 그냥 지나가던 사람 구레네 시몬이라는 사람을 시켜서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를 지게 하거든. 웃기지. 그냥 지나가다가 구경 좀 했다고 재수없게 걸려서 십자가를 지게 되다니... 얼마나 열받겠니. 근데, 그 사람은 예수님의 십자가 길을 예수님과 함께 걸었던 유일한 사람이잖아. 가장 가까이서 십자가를 지고 올라가시는 예수님을 보았던거지. 그 사람은 훗날 신약 성경의 '구포'의 아버지로... 그 사건 후에 예수님을 깊이 따르는 자가 되어서 믿음의 가문을 이루었대.


너도 어쩌면 그런 생각을 할지 몰라. '재수 없게 딱 걸려가지고...', '하필이면 우리 아빠가 장로님이어서 이 고생이야.', '내가 일하러 교회 왔나...'

하지만 가장 선두에서 늘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가까이서 더 많은 걸 느끼고 누리게 되는게 있어! 함께 기도하면서 일하다보면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내가 전한 성경 이야기를 듣고 변화되어가는 아이들이나 새가족을 보면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게 되고, 그저 열심히 찬양팀 연습을 하다 보니 음악성도 늘고 앉아서 예배할 때보다 더 일찍 더 많이 예배를 준비하면서 매번의 예배 때 특별하게 하나님을 만나기도 하지. 언니 같은 경우는, 새가족을 섬기는 일을 교회에서 오래 하면서 관계성이 참 많이 좋아졌어. 내 본성은 까칠한 사람이지만 교회 일을 하면서 훈련되고 좋게 변한거지. 찬양팀을 오래 하면서 학교에서 음악 전공생으로 공부한 것보다 더 많은 걸 습득하고 배웠어.


언젠가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누릴 때가 있었어. 나를 구원해주신 은혜가 너무너무너무 감사해서 감격스럽고 몸둘 바를 모르겠던... 그런 때가 있었어. 그 때 나도 모르게 그런 기도가 나오더라구.

하나님, 저에게 주신 이 은혜가 너무 큰데...
제가 드릴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어요.

제가 가진 거라고는 제게 주신 건강한 몸과 시간 뿐이네요.
이거라도 드릴 수 있다면 다 드리고 싶어요. 그래도 다 갚을 수 없겠지만요.
받아주세요.


상식적으로는, 그냥 이성적으로는 내 입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인데 말이지. 사람이 은혜를 받으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으면... 좀 반쯤 미치는 것 같아...ㅋㅋㅋㅋ 표현이 잘 안된다...


사람의 마음이 뭔가를 열심히 했고, 잘 했으면 인정받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잖아. 그렇지? 그런데 성경에 또 이런 이야기가 있어. 종이 수고하고 왔다고 해서 주인이 종에게 고마워하거나 수고했다고 하지 않잖아. 종은 주인을 위해서 일하는 게 당연하잖아. 그 일을 다 하고 나서 종은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라고 말하는게 당연한거잖아.

그런데 우리는 자꾸 내가 엄청난 일을 한 것처럼 으스대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하잖아. 사실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인데 말이야. 사람이 그만큼 연약하고 교만한 본성이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종의 마음으로 기쁘게 섬길 수 있는 것도 은혜가 있을 때 가능한거지, 내가 억지로 애쓴다고 되는게 아닌 것 같아.


뭐든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대. 감사함으로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일하고 얼마든지 섬기렴. 그 일을 통해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복이 분명 있을거야. 다른 사람이 느끼지 못하는 걸 느끼고,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거야.

하지만 도저히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잠시 내려놔도 좋아. 뒷일을 너무 걱정하지 마. 믿을만한 어른에게 잘 말씀드리고, 일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아. 하지만 하나님 손을 놓지는 마. 기도하면서 은혜를 구해보렴. 감사하는 마음을 주시기를... 감사함으로 섬길 수 있는 마음을 주시기를... 반드시 주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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