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박정배
⊙ 출연 : 이제훈, 조우진, 신혜선, 임원희
⊙ 러닝타임 : 114분
⊙ 배급 : CJ엔터테인먼트
1. 이제훈 & 조우진 케미의 극대화! 부족함은 둘의 연기로 극복
2. 신혜선의 재발견, 원래 이렇게 매력이 넘치는 배우인가요?
3. 다소 아쉬운 시나리오 & 구성, 그러나 영리한 선택과 집중
급이 다른 삽질의 시작!
타고난 호리꾼 이제훈(강동구 역)은 특출 난 재주로 황영사 금동불상을 턴다.
황영사 금동불상이 더 비싸게, 더 비싸게 그리고 더 큰 건으로 돌아올 수 있게 작업하던 중
고미술계 엘리트 큐레이터 신혜선(윤세희 역)을 만나게 되고, 그녀의 제안으로 큰 판을 벌이게 된다
고분벽화 도굴 전문가 조우진(존스 박사역)을 만나고, 전설의 삽질의 달인 임원희(삽다리 역)를 팀으로 모아
선릉 속 조선의 엑스칼리버를 털 계획을 세운다
케이퍼 무비(Caper movie)는 범죄 영화의 하나의 장르로
무언가를 강탈 또는 절도 행위를 하는 모습과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영화를 뜻한다
이 분야 갑은 역시 최동훈 감독이라고 생각하며
<범죄의 재구성>, <도둑들>은 케이퍼 무비의 매력을 끝까지 올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인사동 스캔들>, <꾼>, <기술자들> 정도가 한국영화중에서 기억에 남는다
케이퍼 무비의 매력은 역시, 톡톡 튀는 인물들 즉 캐릭터와 기상천외한 터는 방법이다
정말 특출난 재능을 가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각자의 중요한 역할을 맡는 서브 캐릭터들
그리고 내편인지, 네편인지 모를 캐릭터까지
이 모든 조합이 톱니바퀴 굴러가듯이 굴러가야, 내용이 부실하더라도 관객이 끝까지 볼 수 있는 볼거리를 더한다.
또 "와 이걸 생각했다고?" 하는 반전 역시 케이퍼 무비의 중요한 특징!
스포가 될 수 있어 말할 수 없지만, 이 장르의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아래의 영화를 추천드린다
자 과연 <도굴>은 이런 매력을 충분히 살렸을까?
<도굴>은 일단 예고편 부터가 신선했다. 도굴꾼의 이야기라니...
제목부터 "나 뭐 털거야, 그러니까 기대해"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이것 때문에 어쩌면....기대치를 너무 올렸을지도 모른다
이제훈이 제 옷을 입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약간 껄렁껄렁되고 어딘가 어리숙하지만 또 그 능청스러움의 매력
<도굴>에서도 역시 그 매력을 한 껏 뽐내고 있다
(유일하게 어색했던 건.. 수염, 수염은 안 길렀으면 좋았을걸....)
현빈, 김우빈, 김윤석, 김래원 등 이타 다른 케이퍼 무비의 주인공들처럼
그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천재 도굴꾼 강동구역을 찰떡같이 소화하고 있고,
그에게 기대하는 이미지와 연기가 더해져서 관객들이 편안하게 영화를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이제훈은 케이퍼 무비의 주인공답게, 아주 충실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면,
다른 능력자 캐릭터들은 어떠했을까? 여기서 이 영화의 매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앞서 언급했듯이 케이퍼 무비에서는 극을 이끌어가는 다른 능력자들의 매력이 필수적 요소이다
존스 박사로 나오는 조우진은 이제훈과 붙어 코믹 요소를 불어넣는 것은 좋았고, 케미 역시 훌륭했다.
이 케미가 있어 그나마 원탑이 아닌 투탑의 느낌이 약간은 풍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가진 능력이 과연 이 영화에서 특출 난 능력인가는 미지수였다.
(벽화 털기 전문가인데, 벽화 터는 건 한 번 나온다....)
삽다리 임원희 중반부에 첫 등장한다. 이 부분은 좋았다 부족한 시나리오 속에서
인물을 최소 배치하여 초반의 혼란을 줄이려는 시도였다면 말이다.
무튼 중반부 등장부터 큰 웃음을 주고, 아 역시 임원희인가 하지만,
극 후반부에는 어느 순간 보이지 않았다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와 다양한 매력을 뽐내야 하는 케이퍼 무비에서 이런 지점은 어쩌면 치명적 일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어쩌면 영리해 보인다
다소 빈약한 시나리오를 중심인물에 집중시켜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리한 선택과 집중이었다.
생각보다 깜짝 놀랐다.
"와 원래 저렇게 예뻤나?"라는 생각이 들며, 연기를 바라보며 원래 이렇게까지 매력 있는 배우였나 라는 생각을 했다.
엘리트 출신의 고미술 큐레이터의 품격을 보이며
"내편인지, 네편인지 모를 캐릭터"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하고 있었다.
여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이 충만하였고,
<도둑들>의 전지현이나, <범죄의 재구성>의 염정화처럼 팜므파탈의 매력과는 다른
이 영화에서 가장 엘리트 계층 다운, 거기에 걸맞은 연기를 보이며
부족한 서브 캐릭터 매력에 한 줄기 보탬이 되어, 이 영화가 흐름을 유지했다고 본다.
고미술품, 그리고 도굴이라니 진짜 신선했다.
그동안 뭔가를 턴다고 하면 늘 은행, 회장님 금고, 카지노, 다이아몬드 등
이런 누구나 갖고 싶어 하고, 탐내 하는 물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도굴>은 진짜 색다르게 불상, 고구려 벽화, 이성계의 검 등
"와 이거 뭐냐?"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물품들을 훔친다고 포스터, 예고편에서 보여주고 있다
(<인사동 스캔들>에서 그림들을 털긴 했지만...)
다만, 소재가 신선했는데 딱 거기까지였던게 문제였다.
신선한 소재로 캐릭터들의 매력을 충분히 범벅해서 가기에는
이 영화는 기존에 보여줬던 다른 영화들의 과정을 답습하고,
또 그 보다는 매력이 떨어지는 연출과 구성으로 영화를 조금만 좋아하는 사람이면 예측이 너무나 쉬웠다
어쩌면 너무나 후속작을 생각하고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모든 캐릭터들이 속편 제작을 위한 캐릭터 구축용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당시 <곡성>,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나의 소녀시대>등의 여파로 흥행실패
오히려 영화관 상영 종료 후 뒤늦은 입소문으로 속편 요청이 있던 작품이다
약 4년의 시간이 지났고, 이제훈은 <도굴>로 돌아왔고, 이번엔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코로나 시국에 개봉하지 않았다면 음 개인적으로 300만 정도는 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제 100만을 돌파했으니, 속편이 제작되려면 훨씬 더 멀고 먼 길이다
과연 이제훈은 속편을 찍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