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까막바위

어진 호장의 전설이 깃든

by 그린로즈
F2+35mm f2.8 with Tudor200



묵호항에서 바닷가를 따라 북쪽으로 700m 남짓 올라가다 보면 바닷가에 우뚝 솟아 있는 거대한 바위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처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범상치 않은 모습에 "이 바위는 뭘까?"하고 궁금증을 자아낼 것이다.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바위인데, 까마귀가 바위 위에 둥지를 만들어 새끼를 키운다고 해서 '까막바위'라고 불려지는 바위이다.


하지만 이 바위가 유명해진 것은 다른 이유에서다. 구전되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지역은 예로부터 왜구들이 자주 출몰하여 식량을 약탈하고 주민들을 잡아갔다고 한다. 조선시대 중엽에 의로운 호장(戶長:지금의 통장 또는 이장) 이 왜구들이 잡아가는 주민들을 구하려다가 본인 역시 잡혀가게 되었는데, '이대로 잡혀가는 것이 분해서, 죽어서 귀신이 되어서라도 이 바다를 지키겠다'라며 스스로 바다에 빠져 죽었다. 그러자 하늘이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이고 천둥 번개가 치며 파도가 사나워지고 왜구의 배가 뒤집혀서 침몰했다. 하지만 배 한 척은 뒤집히지 않고 도망치려고 하자 갑자기 어디선가 거대한 문어가 나타나서 배를 산산조각 냈다고 전한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로는 왜구들은 이 까막바위 근처에는 얼씬도 못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진 호장이 죽어서 그 문어가 되었고, 그 문어는 까막바위 아래 큰 굴에서 산다고 전해지기 때문이다. 어진 호장의 영혼이 그 큰 굴에 살면서 지금도 이 마을을 지켜준다고 했었다.


지금 이 까막바위 근처에는 이런 전설의 내용이 새겨진 비석과 함께 호장이 된 문어를 형상화한 큰 문어상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 '남대문의 정동방향이 까막바위'라는 국립지원의 공인표지석이 함께 세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