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새시장 마을 사람들
어릴 적 살던 동네를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오랜만에 찾아간 동네에, 동네 어르신들이 길가에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인사를 드렸다. 그러고는 옛날에 이곳에 살았던 얘기를 꺼내본다.
어르신들은 반가운 마음을 커피 한 잔으로 표현하신다. 종이컵에 믹스 커피를 타주시면서 그때의 이야기를 어제 일인마냥 들려주셨다. 순간 나 역시 그때로 돌아간 듯이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이 있었다.
길 양옆으로 오징어를 말리는 덕장이 가득했던 이곳은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오징어가 하늘에서 눈처럼 내렸다. 집집마다 옥상 위에서도 오징어를 말리고 있었기 때문에 강한 바람에 오징어가 날아다니는 풍경이 어린 눈에는 참으로 신기하고 재미났었던 추억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오징어를 밟지 않으려고 조심히 이모집으로 갔던 그 날이 너무 그립다. 천사같던 이모도 세상을 떠나시고, 그때 이모가 사시던 집은 헐리고 새로운 집이 들어섰다. 내 기억 속의 추억만 남긴 채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