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 스톤에서 라스 베가스까지.
이른 새벽에 옐로우 스톤을 떠났다. 몬태나와 와이오밍 주를 떠날 때의 풍경. 이 날은 하루 만에 라스 베거스까지 가기로 했기 때문에, 차에서 어마어마하게 잠을 잤다. 잠을 안 잘 때는 달리는 미니밴 안에서 노래방이 열렸다.
한참을 자다 보니 아이다호가 나왔다. 아이다호는 정말 밑도 끝도 없는 감자밭이 촤락 펼쳐져 있다. 보통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적어도 10마일 내에는 주유소가 있는데, 아이다호에서는 무려 70 마일 (약 100 킬로미터) 동안 주유소가 없었던 구간이 있었다. 그 구간에 진입하기 전에 표지판에 아주 크게 "앞으로 70 마일 동안 주유소가 없으므로 여기서 주유하고 가라"라고 쓰여있었다. 우리도 아직 가스탱크가 남았지만 주유를 빠방하게 하고 떠났다. 도중에 아이다오 한가운데에서 잠깐 화장실에 들렀다.
지루한 차 안에서 뭐하겠어요? 먹고, 자고, 노래하고. 과자나 주전부리를 많이들 먹는데 먹다보면 이런 참사가...
지루한 아이다호를 드디어 지나서 이제 유타! 햇살이 따사로워서 다들 나른한 와중에 첫 번째 노래방이 열렸다. 솔트레이크 시티에 들러서 잠깐 구경이라도 할까 했으나 다들 피곤하여 그냥 지나쳐 가기로 했다. 술도 안 먹고 카페인 먹으면 안 되는 몰몬교에 대해 얘기했는데, 내가 가장 궁금한 점은 과연 뮤지컬 the Book of Mormon을 몰몬들이 보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사진은 필모어 (Fillmore)라는 정말 작고 역시 아무것도 없는 도시인데, 13대 대통령 이름에서 따온 도시이다. 나도 몰랐는데 맷이 알려줬다. 여기 카운티(County) 이름이 뭐게요? Fillmore의 성(last name)인 밀러드(Millard)다. 우리는 Fillmore, Millard에 온 기념으로 여기서 짧은 저녁을 먹고 계속 달리고 달렸다.
그리고 차 안에서는 장장 5시간에 걸친 두 번째 노래방이 시작됐다. 우선 퀸으로 시작해서 (시모네가 퀸을 매우 좋아함) 그다음은 아바, 그다음은 백 스트리트 보이즈 (맷이 좋아한다), 그다음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그다음은 레이디 가가로 이어졌다.
조지 왈, 베가스가 워낙 크고 불이 많이 켜 있으니까 2시간 거리에서도 도시가 보일 정도라고 주워 들었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그럴 리가 없다"라고 했지만 조지 성격상 바득바득 우겨댔다. 결국 베가스까지 가는 길에서 작은 타운 빛이 저 멀리 보일 때마다 조지가 "저게 베가스야!" 엄청 확신했고 늘 계속 틀렸다. 한 번은 심지어 공장들 모여있는 타운을 멀리서 보고 베가스라고ㅋㅋ
드디어 베가스 도착! 짐을 내려놓고 스트립을 따라 한번 쭉 걷기로 했다. 베가스는 생각보다 훨씬 훨씬 더 자극적이고 노골적이었다. 생각보다 정말 조악하고 정말 지저분하고 뜬금없고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고, 뭐랄까 shame 없는 곳이어서 너무 놀랐다. 어느 정도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 일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