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박사 6명은 라스베가스에 뭘 할까?

놀 줄 모르는 우리

by Noelles Adventure

역시나 우리는 놀 줄 몰랐다. 아직도 친구들과 로드트립 얘기를 하면 라스베가스가 가장 재미없었다고 꼽는다. 정말 재미가 없었다. 우리는 최저임금 받으며 생활하는 가난한 박사생들이니, 대단한 쇼를 보거나 카지노에서 몇 시간을 보낼 수 있을만한 돈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걸 하기로 했는데


스카이 팟에 올라가서 라스베가스 내려다 보기

인 앤 아웃 버거 먹어보기

라스베가스 사인 앞에서 사진 찍기

수영장에서 놀기






내려다본 라스베가스



스카이팟 (sky pod)에 가면 옥상에 전망대가 있고 놀이기구가 있다. 여기서 라스베가스가 한눈에 쫙 보이는데 아주 탁 트여있고 좋았다.



DSC_5348.JPG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베가스




DSC_8273.JPG 스트립



베가스를 관통하는 큰 도로인 스트립도 한눈에 보인다. 이 스카이 팟 꼭대기는에는 무시무시한 놀이기구가 있다. 청룡열차같은 걸 타면 (요즘도 청룡열차라고 하나요...?ㅋㅋㅋ) 그 열차를 옥상에서 수직으로 내려보내는 기구인데, 자이로 드롭처럼 완전히 퐝 떨어지는 건 아니고 그냥 수직으로 세울 뿐이다. 난 놀이기구에 딱히 무서움을 안 타는데 이건 보는데도 좀 무서웠다.








인 앤 아웃 버거는 우리 동네는 없었고 서부에만 있었다. 익히 소문을 들어서 일부러 시간을 내 들러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기대보다는 못 미쳤다. 가격에 비하면 맛은 분명히 있는데 내겐 파이브 가이즈 (five guys)가 최고다. 진짜 파이브 가이즈 존맛탱. 그나저나 인 앤 아웃에서 찍은 사진은 못 찾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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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베가스 싸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여기는 자원봉사자인지 시에서 고용한 사람인지, 아무튼 안내원이 있는데, 더우니까 우산을 쓰고 메가폰을 잡고 있다.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오면 일단 줄을 세운다. 줄 서 있으면 한 그룹씩 저 사인 앞에서 사진을 찍도록 주변을 정리 정돈해주고, 단체사진 같은 것도 아주 친절하게 찍어준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




DSC_5374.JPG 라덱, 조지, 맷, 탐, 나, 시모네


나를 무등 태워준 시모네는 게이인데 운동을 너무너무너무너무 열심히 해서 몸짱이다. 시모네를 따라 나, 조지, 맷, 아룬 이렇게 1학년 때부터 헬스를 시작했다. 시작한지 한 한 달 째 즈음에 형진오빠와 주아오가 2-3번을 함께하더니 그 뒤로는 안나왔다. 우리는 아룬이 가지고 온 P90X라는 미친 운동 프로그램을 따라했는데 이게 어느정도로 힘들었냐면... 조지, 맷, 형진오빠, 주아오 4명은 소변 볼때 피를 볼 정도로 힘들었다. 허허허 유일하게 피 보지 않은 사람은 시모네, 아룬, 나인데, 우리 모두 처음 한 달 동안은 웃지도 못했다. 배가 너무 땡겨서.






개인적으로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재밌었던 건 수영장에서 배구를 한 거다. 우리는 놀 줄도 모르지만 예체능도 차암 못한다. 진짜 우리끼리 공 던지며 노는데도, 제대로 던지는 사람 없고 제대로 받는 사람도 없었다. 그럼에도 오지게 추운 원래 동네에서는 8월에나 가능한 수영을 여기서 3월에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신났다.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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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에 있는 호텔 대부분은 일종의 테마를 갖고 있다. 호텔 하나하나가 작은 테마파크처럼 꾸며져 있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어 놔서 놀랬다. 피라미드나 스핑크스는 약간 조악했지만, 베니스는 정말 깔끔하게 잘 꾸며 놨다. 시모네는 이탈리아 사람이라 이걸 보고 감탄했다. 생각보다 잘해놨네? 라며







밤이 돼서는 나름 클럽에 가보겠다고 다들 없는 옷을 챙겨 입고 스트립으로 나갔다. 우리가 얼마나 놀 줄 모르냐면 클럽을 하나도 못 찾았다. 스트립에서 유명하다는 호텔은 다 들어가 봤는데, 스트립쇼를 하는 클럽밖에 못 봤고 그냥 춤추면서 노는 클럽은 밤새 못 찾았다. 결국 새벽녘에 다들 지쳐 숙소로 돌아왔다. 세상에 클럽도 못 찾을 정도로 못 노는 우리라니... 진짜 너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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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답게 스트립 클럽도 꽤 많았는데, 이건 매직 마이크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스트립 클럽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스트리퍼 남자들이 전부 호주 사람이거나 호주인인 척 하는 테마이다. 그걸 어케 아냐면 "Thunder from Down Under"라고 광고하기 때문이다. Down under는 "저~ 밑에"라는 뜻으로 대개 호주를 일컫는다. 이걸 보고 시모네는 침을 흘렸고ㅋㅋ 우리는 호주 출신인 탐을 thunder라고 놀리기 시작했다. 탐은 키는 크지만 엄청 말랐고 하얀데, 저 사진과 너무 상반되는 모습이라 더더욱 thunder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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